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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청소년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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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남한산청소년연구회

    남해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지난 토요일부터 화요일까지, 고등부 친구들은 3박4일, 중등부는 2박3일의 여정이었습니다.

    이 시간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자신의 면면을 돌아보고, 희망과 숙제를 안았으리라 봅니다.

    다랭이 지겟길의  가파른 언덕, 이곳 저곳에서 셔터를 누를 만큼,

    빼어난 풍광은 온전히 간절함의 미학입니다.  가파른  비탈을 온몸으로 버티며, 변변한 연장도없이

    돌을 캐고, 돌을 쌓고, 때로 구르는 돌에 목숨을 걸면서, 한뼘의 땅이라도 만들려는 처절함이

     배고픈 식구들의 한끼 먹을 것에 대한 간절함이었음을,...그렇게 예술은 간절함이 극에 달해야 비로소

    세상에  흔적을 만듭니다.

    주말과는 달리 한적한 월요일 오전, 저 아래 마늘밭 쫑을 거두는 할매가 잠시 일손을 멈추고,

    딱히 가릴데가 마땅찮은 돌담을 의지해 볼일을 봅니다. 그 옛날, 고갯길을 쉴새없이 오가도 볼일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낼수 없었던 아낙들의 고달품이겠지요. 도시에 허멀겋게 살찐 엉덩이와는 다른, 질긴

    생명력을 바지춤을 추켜 가리고는 다시 주저앉듯이 마늘대를 잡습니다.

    우리의 어머니 입니다.

    비가 뿌리는 해안길을, 풀이 자라 방향표지마져 가린 인적 드문 길을, 주먹밥에 행복해하면서

    6~7명으로 이룬 아이들의 모듬 행렬이 남해 바래길을 누볐습니다.

    그중 험한 길을 걸어야했던 태민이 모듬은 도착지에서 만나 지리산을 오른 만큼 힘이 들었다 하는데,

    푸념이 아닌, 무용담처럼 들립니다.

    돌아오는 날, 아침 현관에서 만난 승관이가 머쓱해하는 해명이를 칭찬합니다.

    "해명이가 진짜 잘 걸었어요. 지난 번, 한라산 올라갈 때는 포기했었는데,..^^"

     아직은 들고 나감이 서툴어  각자 뜻하는 일들에 꾸준한  정성은 쉽지 않으나,  자신들이

    감당하고 풀어가야하는 과제를 기꺼이 하나하나 받아들입니다.

    스스로 잘하고 좋아하는 요리에 애쓴 중현이, 덕분에 많은사람들의 입이 즐거웠습니다.

    진로와 관련한 고민에 지쳐보였던 한빛은 생애 가장 아름다운 길을 걸었다며, 함께 따라준 동생들을

    통해 위안과 자신감을 회복한 듯 보이고,

    돌아온 승재는  다른 이에게 늘 부탁해온 라면 끓이기를 자신이직접 해보겠다며 나서고,

    그동안 수학 공부가 부족해 기초가 약하지만 한번 잘 해보겠다며 묵묵히 다짐하는 정훈이,

     놀이에 참여하기가  주저스러웠던   보원이가 어색함을 이겨내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조심 조심 한발을 뗍니다.

    돌아온 저녁, 먼길을 달려온 피로도 잊은채, 일상으로 돌아와  탁자에 도란도란 모이고, 다락방에서

    머리를 맞대고, 책을 펼쳐드는 아이들,

    변화를 위해 얻고자하는 각각의 간절함이 성문밖의 이야기로, 꽃으로, 예술이 될것을

    저 또한 간절히 지켜보렵니다.

    posted by 남한산청소년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