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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청소년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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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산청소년연구회

    '2019/03/19'에 해당되는 글 1

    1. 2019.03.19 너무 힘들 때 걷고, 또 걷자! 그러면 낫는다!
    2019. 3. 19. 15:03 카테고리 없음

    너무 힘들 때 걷고, 또 걷자! 그러면 낫는다!

    [서평] 『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이 된다 (마음의 병을 앓은 정신과 의사가 힘든 인생들을 위해 쓴 치유 관계학)』(나쓰카리 이쿠코 지음, 홍성민 옮김, 공명, 2019.02.25.)

     

    가장 가까운 곳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보아온 정신과 의사가 있다. 바로 나쓰카리 이쿠코이다. 스스로 자해를 했고, 죽기 위해 몸부림쳤던 정신과 의사이다. 그녀는 집에서 어머니의 이상 행동을 평생 동안 보아왔다. 어떻게 하면 그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해답은 본인이 정신과 의사가 되는 것이었다.

     

    책 제목이 시사 하는 바는 크다. ‘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이 된다.’ 이쿠코는 아버지를 포함해 주변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았지만 극복해낼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사람’이었다. 때론 큰 돈을 지불해야 했고,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아고,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무수히 많은 죽음을 목도한 끝에.

     

    의대생이던 저자는 ‘죽음’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호스피스 병동을 들르며 자신도 이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걸 가까스로 느낀 것이다. 아, 얼마나 힘들었을까. 저자는 정작 본인이 죽고 싶었는데, 죽음을 봐야 한다는 역설적인 상황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환자들에게 미안해했다. 무거운 마음을 갖고 말이다. 사람의 버팀목이 결국 사람뿐이라는 걸 깨닫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녀는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았다.

     

    한 의대 교수로부터 들었다던 말들을 의미심장하다. “당신은 죽을 사람, 나는 살 사람...이, 아니라 나도 언젠가 죽을 사람”, “‘당신은 환자, 나는 치료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도 환자 가족입니다.’ 환자를 치료하는 건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또 다른 환자였던 셈이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죽음을 원했던 정신과 의사, 죽음을 말하다

     

    죽음을 그토록 원했지만 죽음은 그렇게 화려하지도 속 시원하지도 않았다. 죽음은 가까운 사람이 영원히 다른 세계로 떠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다. 그녀가 상상했던 죽음이란 죽음 이하도, 죽음 이상도 아니었다.

     

    그녀는 힘들 때면 자주 걸었다. 걷다보면 좋은 생각이 든다. 힘들 땐 정말 걸어보자. 저자의 말마따나 회복을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걷는다는 건 시간을 번다는 뜻이다. 하루를 견뎌내는 강함이 중요하다. 하루하루를 버텨내다보면 그게 인생이 된다.

     

    의존증 환자들이 많다. 그들은 외롭고 자신감이 없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의존증 환자들은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낼 ‘상대’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가능하다. 놀랍다.

     

    이쿠코는 불행에도 샛길이 있다고 강조한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건 그녀가 행동했기 때문이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일단 한 발자국 내디뎌본다.” 에필로그에서 그녀가 던진 외침이다.

    posted by 남한산청소년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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