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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청소년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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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7 14:03 분류없음

크루즈 선원이 된 한 지방대 여학생의 분투기

[서평] 『당신들의 기준은 사양하겠습니다 (스펙제로 야간대생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코디네이터까지)』(김나영 저, 와이즈맵, 2019. 04.25)

 

누군가의 삶 이야기를 듣는 건 유익하고 좋다. 그 삶이 어떠하건 우리는 한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흔한 말처럼 어떤 대상을 진심으로 알게 되면 그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또 사랑하게 되고, 진실 된 눈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현재 내가 가진 조건, 처한 환경, 상황 등을 이해하고 나아가 사랑하게 된다면 세상을 슬기롭게 살아갈 지혜와 눈을 갖게 된다. 『당신들의 기준은 사양하겠습니다』의 저자는 그런 점에서 자신의 삶을 사랑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 기억한다. 그 이유로 엄마의 노력을 꼽았다. 엄마를 보며 힘든 일을 이겨내고 세상사는 법을 배워 나갔던 것이다. 물론 학창시절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가난하고 불행하게 보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알게 된 값진 노동의 대가, 그리고 내 힘으로도 뭔가를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는 눈을 가지게 됐기에 내 인생에서 가장 자유로웠던 시절, 그리고 특별했던 시절로 기억하였다.

 

 

 

중국어 공부를 통해 넓어진 기회의 순간

 

저자는 보충수업과 야자에서 탈출하려 외국어공부를 시작했다. 그런데 매일 중국어 수업을 들을수록 그 언어의 특성에 매료되었다. 법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된 이후부터 나는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강의시간을 제외하고는 쉴 틈 없이 아르바이트를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저자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익혀 나갔다. 또한 그간 공부했던 중국어는 저자에게 여러 기회를 가져다주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던 어느 날 ‘제1회 북경외국어대학교 교환학생 선발’의 기회를 잡았다. 베이징에서 1년간 유학생활을 했다. 대학 입학 후 처음으로 아르바이트, 학비 걱정 없이 학생으로서 오로지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영어공부까지 흥미를 붙였다. 계속 도전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아나갔다. 그러한 기회 중 하나가 ‘제1회 전국 대학생 중국어 프레젠테이션 대회’였다. 이 대회에서 저자는 ‘베이징 798예술구’를 주제로 발표 후 대상을 수상했다.

 

 

우리는 살다보면 좋아하지 않아도 해야만 하는 일들을 적지 않게 만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대한 즐기고 행복해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라고 말한다. 내가 처한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 방법인 것이다. 이러한 저자의 주장들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문구들이었다.

 

크루즈에서의 생활

 

베이징 유학 중 저자는 크루즈 세상을 처음 사진으로 접했다. 그 경험은 강렬했다. 저자는 한국에 돌아와서 크루즈 회사에 취업하고자 백방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승무원이 되어 크루즈 안에서 생활하며 세계를 여행하는 매일 꿈을 꾸면서 크루즈 회사, 크루즈 산업에 관련해 모을 수 있는 모든 지식과 정보를 수집해나갔다. 결과 한 회사에 합격했고 9개월이라는 지난한 기다림 끝에 2009년 10월 9일 승선을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인생을 개척하는 인물의 표본을 보는 듯했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 단계를 밟고 꿈을 생각하고 설계를 하는 모습은 여타 부모에 의지해 사회 속 단계를 밟아가는 젊은이들과 달랐다. 세상에는 아무런 인과관계 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 운이라는 것은 그것을 간절히 바라고, 또 준비된 사람에게 모습을 드러낸다. 저자는 크루즈 승무원이 된 이후에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찾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 덕분인지 첫 번째 항해에서, 이제 막 3개월의 수습기간이 지난 시점에 부서 이동의 기회를 얻었다. 이 때 역시 오래 고민하지 않고 바로 기회를 잡았다.

 

일을 함에 있어서도 요가의 호흡처럼 천천히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마시고 내뱉는 과정이 필요하다. 잘하지 못하더라도 서두르지 않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면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면 같은 상황에 올랐을 때 지난번보다 조금은 발전된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 자신만의 속도를 느끼고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는 어떻게 하면 승객들이 행복한 기억을 최대한 많이 사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 크루즈에 대해 더 알아갈수록 그들의 여행 목적은 기항지가 아니라 크루즈, 일상에서 벗어나는 여유 그 자체라는 것까지 깨달았다.

 

세상을 배우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다

 

세상에 꼭 해야 하는 일이란 없다. 본인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는 것뿐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주어진 모든 일에 ‘네’라고 말하는 게 긍정적인 자세일 수 있지만, 기존 업무에 차질을 빚거나 과부하로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다면 결국 ‘과욕’일 수밖에 없다……. 내가 해낼 수 있는 선을 지키고, 과도한 요구에는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진정한 용기이자 자신감이다.”라고 말했다.

 

저자의 남편은 삶을 행복해하는 아내를 응원했다. 하고 싶은 게 많아서, 행복해 보여서, 그런 여자가 자신의 아내라서 좋다고 흔쾌히 동의를 하며 오랜 기간 보지 못함에도 아내가 승무원 생활을 하도록 응원해주었다. 저자는 무언가를 결정할 때 머릿속에 늘 새겨두는 말이 있다고 한다. 바로 ‘모든 일에 정답은 없다’라는 것이다. 어떤 문제에서건 자신의 선택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야 하는데, 내 선택을 정답으로 여기는 순간부터 작은 차이에도 후회와 자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정답보다는 가장 합리적이고 적당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책에 담긴 저자의 시각은 너무도 고차원적이고 또 세계적이었다. 아마 저자가 머무르는 물에 따라서 느끼는 바가 달라진 것이리라. 세상을 살다보면 나와는 다른 언어, 문화,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서로의 다름으로 인한 마찰이 생겨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마찰은 결코 감정적으로 다투거나 내 입장을 강변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그렇게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조직의 일원이 되기 위해 노력했고 결과 그들은 기꺼이 저자를 받아들였다.

 

하나의 작은 점에 불과했던 저자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자신을 알아봐주고, 믿어주고, 기회를 주는 사람들과 만나 가치 있는 존재가 되어 가는 걸 느꼈다. 우리는 각자의 속도에 맞춰서 산다. 어떤 사람은 빠르게, 또 어떤 사람은 조금 느리게 산다. 중요한 건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에 갇혀 나의 가능성까지 가둬두지는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또 그렇게 경력을 이어갈 수 있게 기업과 사회의 배려역시 필요하다. 크루즈를 타고 세상을 돌며 진정 세상을 느낀 저자가 매우 부러웠다. 그런 점에서 『당신들의 기준은 사양하겠습니다』은 가슴 뛰는 순간들을 독자가 함께 느끼게 하는 멋진 책이다.

 

posted by 남한산청소년연구회
2019.03.27 12:03 분류없음

토론은 가정에서 시작된다 … 교육의 본질

[서평] 『파랑새를 만난 한국인』(문미선 저, 북산, 2019. 02.25)

 

나를 알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남의 관점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이다. 『파랑새를 만난 한국인』은 독자로 하여금 서양문화를 깊이 이해하도록 도운 뒤 우리나라의 상황을 다시 살펴보게 한다.

 

대한민국에는 지극히 이질적인 경험을 가진 세대들이 함께 모여 살고 있다. 1020세대는 해남의 땅 끝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얻어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발전시키는 잠재력이 있다. 그리고 7080세대는 그 엄청났던 역사의 질곡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5060세대는 서양지식을 본격적으로 학습하여 산업을 일으킨 주역들이다. 3040세대는 훨씬 자유로워진 해외여행 덕분에 직접 외국을 체험하며 우리의 지평을 넓혀왔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 세대 다양성이야말로 우리만의 독특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에너지이자 원동력이라 주장한다. 일본 그리고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지구촌에서 늦게 등장했다. 문물 도입의 측면도 그러하다. 그럼에도 포기 말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21세기를 지배하는 3가지 핵심 어휘

세계적으로 21세기를 지배하는 핵심 어휘가 있다. 저자는 ‘알고리즘’, ‘리버럴아츠’, ‘큐비트’를 가장 중요한 3종 세트로 꼽았다. 알고리즘이란 단순히 셈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셈을 하는 방식이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알고리즘이라 한다면 레시피를 들 수 있다. 실제 레시피에는 우리 어머니 세대의 혼란을 일으킬 자연언어가 너무 많이 들어가 있다. 예로 센 불과 중불, 먹기 좋게 썰다, 은근히 오래 끓이기 등이다.

 

하지만 기계 알고리즘은 이러한 레시피를 그 손맛까지도 잡으려고 더욱 완벽을 향해 달려야 한다. 아마도 미래 세대는 미역국을 맛있게 끓이기 위해 할머니나 어머니가 아닌 구글에게 물을 것이 분명하다. 기계 세계에 맞춰 인간도 변하는 것이다.

 

리버럴아츠는 2007년 스티브 잡스로부터 소개되었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얇고 작은 스마트폰을 무대에 들고 나왔다. 폰의 검은 화면을 손가락으로 살짝 밀자 화면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이를 보고 세계인은 탄식을 쏟아냈다. 이후 잡스는 한 장의 슬라이드를 보였다. “스마트폰은 기술과 리버럴아츠의 교차로에서 탄생하였습니다.”

 

사실 리버럴아츠에 상응하는 우리말은 없다. 이 단어의 기원이 그리스-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민들이 광장에 나와 상대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갖추고 자유롭게 토론하기 위해 공부하였던 교과과정을 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3개의 기초과목(문법, 논리학, 수사학)과 4개의 심화과목(산술, 기하학, 음악, 천문학)이 있다. 기초과목들은 언어와 관련이 있다. 토론을 위해 라틴어의 구조와 규칙에 대해 파악하는 문법, 다른 이에게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논리학, 서로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 상대방을 설득하는 기술인 수사학.

 

심화과목들은 바깥세상인 자연과 관련이 있다. 복잡한 셈을 할 수 있는 산술, 문제를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기하학, 소리를 화성구조로 만들어내는 음악, 우주에서 문제해결의 모형을 찾으려는 천문학. 따라서 리버럴아츠는 학문 분야가 세분화하기 이전에 자연 안에서 인간의 본질을 공부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잡스는 기계를 다룰 때 마치 살아 숨 쉬는 인간을 대하듯이 하였다. 여러 개의 줄들로 뒤엉켜 있는 컴퓨터 뒷면 내부까지도 따뜻한 피가 흐르는 실핏줄로 정의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서양 교육을 보며 우리나라를 깨우치다

큐비트는 양자 컴퓨터로 계산할 때의 기본 단위를 말한다. 큐비트 세상의 가장 큰 특징은 확률이다. 상보성도 확률과 관계가 있다. 예로 빛을 입자에 대해 측정하면 자동적으로 빛은 파동에 대한 정보를 잃는다. 반대로 빛의 파동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려면 빛의 입자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정보가 증가한다. 따라서 우리는 빛의 입자와 파동에 대해 동시에 알 수가 없다. 확률에 의해서만 알 수 있는데 이것을 물리학 용어로 빛의 입자와 파동의 상보성이라고 한다.

 

저자는 21세기에 꼭 다시 논의해야 할 분야로 나는 교육과 영어를 선택하였다. 교육에 대한 고민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며 지구촌 문제다. 공부에는 4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 습득은 지식을 자연스럽게 흡수하여 나를 드러내는 시기이다. 둘째 학습은 지식을 이해하여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가는 시기이다. 셋째 탐구는 지식을 비판적으로 선별해 정리해 나아가는 시기이다. 넷째 연구는 나의 모든 감각인 공감각을 동원해 나의 것을 만들어내는 시기이다.

 

책에는 저자가 독일에서 공부하던 순간들이 흥미로운 지구촌 사례로서 들어가 있었다. 서양의 토론은 가정에서 시작된다는 이야기나, 서양인들은 전체를 확인한 후에 이를 부분으로, 개체로, 소분자로 잘게 쪼게며 사고를 한다는 점들이 그렇다. 이렇듯 개체에 집중하는 서양 아이들은 자라나면서 점점 더 개인적인 자율성을 갖게 된다. 어릴 때부터 집 안에서 자기 의견을 주장하고 이 주장이 설득력이 없거나 반박을 당하였을 때에도 서양아이들은 이를 방어하는 토론에 익숙하게 된다.

 

한때 저자는 박사과정 중에 논문작성의 자격 여부를 검증하는 시험을 보았다. 응시자는 주제를 받은 날부터 정확히 14일째 되는 날 오후 5시까지 완성한 소논문을 제출해야 했다. 14일 만에 시험결과를 만들면서 동시에 학생들을 가르쳐야 했기에 저자는 난처해했다. 그런데 친구들이 저자의 우편함에 쪽지를 넣었다. 수업을 대신해 주겠다거나, 주제에 맞는 문헌을 추천하고, 비슷한 주제를 다룬 논문을 알려주며 도움을 주었다. 실은 이 ‘14일의 프로젝트’는 평정을 유지하며 공동체의 연대감 속에서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가는가에 대한 평가점수가 더 중요했었다. 내면적으로 극한까지 내몰리는 상황에서 공동체와 진정으로 깊이 소통할 수 있는 힘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시험인 것이었다.

이외 저자는 자신의 멘토가 되어주신 교수님의 대화방식을 익히고, 글쓰기 딜레마를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구촌과 본격적으로 연결되기 위해 필요한 마지막 자질로 예술가가 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창의력 이전에 상상력이, 상상력 이전에 관찰력이 중요하다. 관찰력은 눈앞에 놓인 것을 단순히 엄청난 집중력으로 바라만 볼 뿐 아니라 그 이면까지도 바라보게 한다. 인간과는 말할 것도 없고, 개와 고양이, 화초와도 나눌 수 있는 감수성이 필요한 것이다.

 

『파랑새를 만난 한국인』의 저자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만을 흡수하는 수동성에서 벗어나 나를 중심에 두고 나의 프로젝트를 실현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한국인이 행운의 파랑새를 만나기 위한 방법을 저자는 서양의 사례를 통해 흥미롭게 적었다. 세계화 시대의 배움과 교육을 고민하는 독자라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posted by 남한산청소년연구회
2019.03.25 16:52 분류없음

‘사고력 + 자립력 + 연합력’이 창의 인재 키운다

[서평] 『미래 인재로 키우는 미국식 자녀교육법 전 세계 교육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미래인재육성 프로젝트』(김종달, 책들의정원, 2019.03.05.)

 

우리의 교육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첫째, 인공지능 및 컴퓨터의 확산에 따른 교육의 무용론이다. 둘째, 공교육의 제자리걸음이다. 셋째, 사교육의 횡행이다. 물론 각 부분마다 적절한 역할을 할 수도 있으나 현재 각 축은 삐거덕 거리고 있다. 그래서 저자 김종달 씨는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은 교육을 찾아 책을 썼다. 사교육에도 휩쓸리지 않고, 공교육의 한계를 넘어서는 교육 말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 세 가지는 ▲ 사고력 ▲ 자립력 ▲ 연합력 ▲ 메타인지이다. 이는 세계 각국 및 교육 관련 기구에서 강조하는 여러 교육 지표들과도 일맥상통한다고 김종달 씨는 말한다. ‘나’는 자립력, ‘사회’는 연합력, ‘사회와 나를 잇는 도구’는 사고력으로 표현했다. 이 세 가지를 아우르는 성찰성은 메타인지로 인식 가능하다.

 

사고력 + 자립력 + 연합력 그리고 메타인지

 

현 시대에서 강조되고 있는 ‘창의성’만 하더라도, 독창성과 유용성으로 나눠볼 수 있다. 독창성은 김종달 씨에 따르면, 자립력에 가깝다. 왜냐하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유용성은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는 연합력과 욕구를 해결하는 사고력의 공통분모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창의성은 창의성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창의성 앞에 우선시 되는 건 바로 문제 해결능력이다. 문제 해결 역량이 없으면 창의성 역시 무용지물이다. 머리로만 나올 수 없는 게 바로 창의성이다. 저자는 창의성이 자립력과 연합력의 컬래버레이션이라고 강조했다.

 

창의성에서만 사고력, 자립력, 연합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협업’과 ‘협상’에서도 이 세 가지는 요구된다. 책에선 “자신을 파악하는 자립력과 타인을 존중하는 연합력, 자신과 타인의 차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사고력 모두 필요하다”고 적었다. 물론 이런 역량들이 별개로 존재하는 건 아니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엄마의 정보력과 집안의 재력이 교육이라고 했던 흥행 공식이 깨졌다는 지점이었다. 부모 세대들은 어떻게든 좋은 학원과 성적이면 명문대를 입학시킬 수 있다는 신념이 있었다. 하지만 카이스트나 컬럼비아대학의 조사를 보면, 일반고 학생들이 과학고, 영재고 학생들보다 후반으로 갈수록 실력이 향상되었고 한국인들은 유난히 졸업률이 떨어졌다. 한마디로 회복 탄력성이 부족해서 발생한 문제들이다. 교육은 멀리 봐야 한다.

 

올리버 웬델 홈지는 “지적 교육의 주요한 부분은 사실의 습득이 아니라 습득한 것을 얼마나 잘 실천하느냐 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머릿속에만 넣는 게 아니라 스스로 깨닫고 배움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

 

저자 김종달 씨는 자신의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 세대의 방정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기 때문에 과연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면서 책을 썼다고 한다. 하루 일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자신을 반기는 아이들 때문에 살아가는 힘이 난다. 그 아이들을 위해 이제라도 우리의 교육은 바뀔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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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9 15:03 분류없음

너무 힘들 때 걷고, 또 걷자! 그러면 낫는다!

[서평] 『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이 된다 (마음의 병을 앓은 정신과 의사가 힘든 인생들을 위해 쓴 치유 관계학)』(나쓰카리 이쿠코 지음, 홍성민 옮김, 공명, 2019.02.25.)

 

가장 가까운 곳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보아온 정신과 의사가 있다. 바로 나쓰카리 이쿠코이다. 스스로 자해를 했고, 죽기 위해 몸부림쳤던 정신과 의사이다. 그녀는 집에서 어머니의 이상 행동을 평생 동안 보아왔다. 어떻게 하면 그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해답은 본인이 정신과 의사가 되는 것이었다.

 

책 제목이 시사 하는 바는 크다. ‘사람은 사람으로 사람이 된다.’ 이쿠코는 아버지를 포함해 주변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았지만 극복해낼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사람’이었다. 때론 큰 돈을 지불해야 했고,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아고,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무수히 많은 죽음을 목도한 끝에.

 

의대생이던 저자는 ‘죽음’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호스피스 병동을 들르며 자신도 이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걸 가까스로 느낀 것이다. 아, 얼마나 힘들었을까. 저자는 정작 본인이 죽고 싶었는데, 죽음을 봐야 한다는 역설적인 상황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환자들에게 미안해했다. 무거운 마음을 갖고 말이다. 사람의 버팀목이 결국 사람뿐이라는 걸 깨닫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녀는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았다.

 

한 의대 교수로부터 들었다던 말들을 의미심장하다. “당신은 죽을 사람, 나는 살 사람...이, 아니라 나도 언젠가 죽을 사람”, “‘당신은 환자, 나는 치료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도 환자 가족입니다.’ 환자를 치료하는 건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또 다른 환자였던 셈이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죽음을 원했던 정신과 의사, 죽음을 말하다

 

죽음을 그토록 원했지만 죽음은 그렇게 화려하지도 속 시원하지도 않았다. 죽음은 가까운 사람이 영원히 다른 세계로 떠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다. 그녀가 상상했던 죽음이란 죽음 이하도, 죽음 이상도 아니었다.

 

그녀는 힘들 때면 자주 걸었다. 걷다보면 좋은 생각이 든다. 힘들 땐 정말 걸어보자. 저자의 말마따나 회복을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걷는다는 건 시간을 번다는 뜻이다. 하루를 견뎌내는 강함이 중요하다. 하루하루를 버텨내다보면 그게 인생이 된다.

 

의존증 환자들이 많다. 그들은 외롭고 자신감이 없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의존증 환자들은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낼 ‘상대’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가능하다. 놀랍다.

 

이쿠코는 불행에도 샛길이 있다고 강조한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건 그녀가 행동했기 때문이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일단 한 발자국 내디뎌본다.” 에필로그에서 그녀가 던진 외침이다.

posted by 남한산청소년연구회
2018.12.03 16:35 분류없음



2018년 5월 10일 KIA와 두산의 야구는 그야말로 불확실성의 연속이었다. 승부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KIA의 안방경기에서 9회초 두산은 5-4로 지고 있었다. 이미 투 아웃 상태였다. KIA의 구원투수는 삼진아웃을 기록하며 해설자의 칭찬까지 듣고 있던 상황. 그런데 마지막 타자가 솔로 홈런을 쳤다. 와, 정말 불확실하고 복잡한 상황이 눈앞에 펼쳐졌다. 경기는 동점이 되고 끈질긴 연장전에 돌입했다. 이날 선수들과 수많은 관중은 밤늦게 잤다.

현대사회는 불확실성과 복잡성으로 점철돼 있다. 바로 내일의 일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과학 기술은 얼마나 정확할까? 그 어떤 슈퍼 메가톤급 컴퓨터라고 해도 당장 다음 일을 예견하고 맞히기는 쉽지 않다. 이는 비단 사회에 국한되지 않고 자연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원인과 결과라는 가장 상식적인 법칙마저 때론 변종으로 인해 예외의 연속이 된다. 이때 최선의 과학적 연구 방법은 정말 오랜 기간 패턴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뿐이다. 

현상은 오래 봐야 자세히 볼 수 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대를 이어 진행 중인 식물학 연구는 1879년 시작됐다. 씨앗의 발아를 오랫동안 살펴보기 위해 정원을 만들어 연구하고 있다. 질문은 단순했다. 잡초를 계속 제거하면 언젠간 사라질까? 그렇다면 실제로 씨앗은 흙 속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남을까? 연구진은 20개의 유리병 속에 흙과 씨앗을 넣어 주기적으로 관찰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 20년마다 한 번씩 꺼내 씨앗이 발아했는지 관찰하고 있다.

최근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는 외래종인 유럽 토끼가 어떻게 오랜 기간 생태계에 영향을 끼쳤는지 분석 논문을 공개했다. 토착 생태계가 새로운 평형에 도달하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유전자(DNA)로 역추적한 연구 결과를 소개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위해 근 80년간의 각종 고해상도 데이터가 필요했다.

호수 침전물을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정말 오랜 기간 진행된 생태계의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다. 유럽 토끼는 전 세계 800개 이상의 섬들에 이주하여 정착지에서 토착 동식물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 외래종의 침입 사례는 많다. 미국의 두꺼비(canetoads)는 80년도 채 안 돼 호주의 토종 두꺼비 약 20%를 줄어들게 만들었다.

연구진은 호수 침전물과 분생균 가운데서 추출된 환경 관련 DNA를 분석했다. 또한 남극 연안의 섬들에서 지난 600년간 진행된 생태계 역학을 재구성하고 침입종 토끼의 영향력을 밝혀내기 위해 퇴적학 분석을 했다. 식물 군락은 서기 1400년부터 1940년대까지 안정적이었다. 그런데 외래 침입종 토끼의 DNA가 발견된 시점부터 식물 군락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한다. 주된 식물 종들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이 토끼들이 늘어남에 따라 부식하는 식물의 비율 또한 증가했다. 20세기에 외래종 토끼가 끼친 영향력은 기후변화보다 더 막강했다. 

갈수록 확률이 떨어질 만큼 불확실하고, 원인과 결과가 뒤바뀔 정도로 복잡해지는 자연계 혹은 사회 문제를 분석하기 위해선 장기간의 과학 연구가 필수적이다. 10년, 20년짜리 대형 연구 과제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관심과 애정으로 지속할 수 있는 과학 기술 연구를 말하는 것이다. 50년 이상의 축적된 연구를 위해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될 필요는 없다.

국내 과학과 산업, 기술의 연구 문화는 조급증과 성과 깎아내리기에 익숙해져 있다. 이전 담당자의 업무는 인수인계가 잘 되지 않는다. 심지어 공개 및 공유가 안 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특히 정부에 비판적인 연구 결과가 나온 경우라면 더더욱 숨기기에 급급하다.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세금이 투입된 융합연구의 경우 국회도서관 구석에 처박혀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버드대에선 역대 최장 기간의 성인 발달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75년간 남성 724명의 인생을 추적해서 직업과 가정생활, 건강과 심리상태, 만족도 등을 조사한 것이다. 좋은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지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이미 2015년 테드(TED) 강연으로 공개된 이 연구는 21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인을 감동시켰다. 좋은 삶의 비밀은 주변 사람들과 원만한 사회관계를 맺는 데 있었다. 불확실한 시대에 전쟁을 겪고, 세상이 복잡하게 변하는 가운데서도 724명 모두가 사라질 때까지 좋은 삶의 비밀을 찾는 연구는 계속된다.

불확실하고 복잡한 세상과 줄다리기를 하는 과학 연구가 단발성이라면 질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지속 가능한 과학 연구의 타임캡슐을 곳곳에 묻어두자. 

posted by 남한산청소년연구회
2018.11.01 12:05 분류없음

주위에 훌륭한 사람 많은 초인재의 법칙

[서평] 『초인재』(김도현, 생각의날개, 2018.10.22)

 

『초인재』 맨 앞장에 있는 두 문장이 가슴을 울린다. “인재의 법칙은 변하지 않는다.” “인재는 늘 공들여 준비하는 자다.” 그렇다.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이든, 그 어떤 시대이든 인재는 언제나 환영 받는다. 인재가 탄생하는 기제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느낀 바는 초인재라는 것이 우리 주변에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이 사실은 초인재의 경계 안에 존재한다. 책을 통해 느낀 초인재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일을 즐거워한다. ▲ 변화에 민감하다. ▲ 사람 만나는 걸 일상으로 받아들인다. ▲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 일할 땐 집중하고 쉴 때 확실히 쉰다. ▲ 훌륭한 사람을 곁에 둔다. ▲ 다작을 한다.

 

『초인재』 마지막에 가면 이런 말이 나온다. “신입사원이 행복하지 않으면 기업도 행복하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지식을 포함해 언제나 무료였다.” 우리나라 신입사원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이런 조사가 이뤄진 적이 있을까? 취업 사이트에서 설문조사를 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결과는 별로 안 좋았던 것 같다. 지옥 같은 직장 생활. 어렵게 들어간 직장이 사실은 내가 제일 피해야했던 곳이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들은 언제나 흔했다. 다만,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신입사원이 행복한 기업 만들자

 

변호사로 활동하는 동기생을 보며, 직장 생활을 그만두려고 했다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그 주인공은 서울대 조동성 교수를 찾아가 찔레꽃(일찍 피고 짐)과 장미꽃(대기만성) 얘기를 듣는다. 그리고 마음을 다잡는다. 나에게도 그런 멘토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늦게 피는 꽃이라도 언제나 의미가 있을 것이다. 향기는 더욱 진해질 수 있다. 더 넓게 더 멀리 향기가 퍼질 수 있는 것이다. 장미꽃이 되고 싶다.

 

당연한 듯 보이지만 초인재는 실패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역경을 헤쳐 나간다. 그 가운데 책에서 조언한 부분은 주위에 훌륭한 사람을 많이 두라는 것이다. 훌륭한 사람들과 같이 일하다보면 어떤 어려운 일이 있든지 간에 잘 해낼 수 있다. 매뉴얼과 암기력이 중요했던 사회에서, 정보 습득력과 해독력이 중시되는 세계에서, 이젠 새로운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그 모습은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대일 것이다. 초인재가 요구되는 시대는 작은 일에 정성을 다하며 그것이 삶으로 확장되는 새로운 사회일 것이다.

 

“특별한 결과를 원한다면 특별한 생각을 해야 한다.” 다른 세상, 다른 인재가 되고 싶다면 다른 행동이 필요하다. 피카소는 정말 다작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작품에 올인했기에 그렇게 많은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었다.

 

저자는 기자와 PD를 두루 거친 경력이 있다.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 저자의 경력이 초인재가 누구인지 밝혀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초인재』에서 또한 흥미로웠던 지점은 사람은 생각대로 마음껏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로봇은 가장 잘 하는 게 가만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사람을 행동할 수 있다. 원하는 대로 말이다. 로봇은 인재가 될 수 있다.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도 문제를 발견하는 일과 문제를 지적하는 걸 헷갈려선 안 된다. 샐러리맨이 아니라 비즈니스맨이 되어야 하며, 자신의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쉴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자신의 분야뿐만 아니라 두루 걸친 강연과 토론이 일상화해야 초인재로 거듭날 수 있다.

posted by 남한산청소년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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