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남한산청소년연구회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남한산청소년연구회

    '카슨'에 해당되는 글 1

    1. 2018.09.13 이성, 감성, 지성의 레이첼 카슨과 인문학
    2018. 9. 13. 11:20 카테고리 없음

    Ⅰ. 레이첼 카슨의 날 지정,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위해

     

    지난 5월 7일 미국의 웰슬리 시 행정위원회는 ‘레이첼 카슨의 날’을 지정했다. 환경운동을 촉발시킨 생태학자 레이첼 카슨(1907∼1964)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레이첼 카슨의 생일인 5월 27일을 기념일로 해 그녀의 삶과 유산을 기억하고, 지속 가능한 가정과 학교,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가려는 의지이다. 레이첼 카슨은 그 유명한 『침묵의 봄』을 통해 살충제의 위험을 경고했으며, DDT의 규제를 위해 거대 기업에 맞서 싸워온 장본인이다.


    최근 미세먼지와 기습성 폭우, 열대야와 한파 등 이상 기후가 우리를 괴롭힌다. 날씨야말로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얼마나 급속히 나빠지고 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확한 지표이다. 이제 봄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이면 숨조차 쉬기 힘들다. 그래서 더더욱 레이첼 카슨이 생각난다. 작가이자 과학자, 바다를 사랑한 생태학자이기도 했던 그녀는 『침묵의 봄』으로 이미 이런 날들을 경고한 바 있다. 레이첼 카슨은 우리의 경쟁 대상이 자연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라고 말했다.


    이상 기후가 발생하는 원인은 현대사회의 복잡성만큼이나 설명하기가 어렵다. 특히 오랜 기간 축적된 오염 물질은 단순히 원인과 결과만으로 드러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신체만 보아도 확연히 알 수 있다. 몸이 지닌 미묘한 융합과 소통, 복잡한 메커니즘은 지엽적인 분과 과학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따라서 사안을 종합적이고, 분석적으로, 더 나아가 성찰의 측면에서 접근하기 위해 인문학이 필요하다. 인문학은 창의적이고 비판적, 논리적 사고를 위한 자유로운 훈련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복잡한 문제 해결’하는 사고방식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2015년에도 그렇고, 2020년에 이르러도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와 창의적 접근이 제일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융합의 역량이야말로 인재의 필수 요건이다.

    그렇다고 융합이라는 게 단순히 끼워 맞추거나 이것저것 하는 건 아니다. 융합은 각 분야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학술적 열정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레이첼 카슨은 그 당시 복잡한 문제(DDT와 화학 물질)를 해결하려는 비판적 능력을 보여주었고, 문학과 과학의 경계를 뛰어넘는 창의성을 보여주었다. 『침묵의 봄』만 하더라도 각주가 600개나 될 정도로 치밀한 검증을 거쳤다. 레이첼 카슨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확인 작업을 거쳤는지 알 수 있다.

           

    레이첼 카슨이 보여준 역량이란 인문학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관찰하고 고민한 결과다.

    그녀를 통해 한 인간이 어떻게 창의적 인재로 성장하는지 알 수 있다.

    사진 출처 = 레이첼 카슨 연구소(채텀대학교)

    레이첼 카슨이 보여준 역량이란 인문학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관찰하고 고민한 결과다. 그녀를 통해 한 인간이 어떻게 창의적 인재로 성장하는지 알 수 있다. 사진 출처 = 레이첼 카슨 연구소(채텀대학교)

     

    II. 전 인류의 미래까지 생각하는 인문학적 성찰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대한 물음은 어떤 교육을 받고 성장해야 하는지라는 화두로 귀결된다. 좋은 교육은 좋은 인재를 길러내며, 좋은 인재는 건강한 사회의 밑거름이다. 그런데 좋음이란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 인문학이라고 할 때, 동양에선 사람의 무늬(人文)라는 측면에서 인간의 됨됨이, 즉 인성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서양에선 자유로운 교양(Liberal arts)의 측면을 강조한다. 따라서 좋음을 생각할 때 경계를 뛰어넘는 자유로운 사고를 통해 나의 가치가 보편성을 띤 사회적 가치관으로 형성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레이첼 카슨은 어릴 때부터 고전과 인문학 도서를 읽으며 인간의 가치를 탐구해나갔다. 레이첼 카슨은 영문학을 전공하려다가 훌륭한 스승을 만나 생물학으로 전과한다. 그녀는 자연의 모든 지식을 아우르고 품길 바라며 눈에 보이는 자연과학뿐만 아니라 세포와 유전자 같은 분자 수준의 연구에도 관심이 많았다. 특히 진화, 환경 변화와 같은 쟁점에 대해 과학적 사실들을 수집함으로써 훗날 살충제 문제를 거론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레이첼 카슨의 책은 누구에게나 매번 읽히고 있다. 환경호르몬을 비롯한 문제 의식은 오늘날까지도 유효하다. 인간들은 자연에 있는 농작물의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해 유기 농약과 제초제를 매일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레이첼 카슨의 사상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영감을 주고 상기를 시킨다. 한 마디로 레이첼 카슨은 좋은 인재의 본보기이다.

    여러 사람에 영향을 주는 무언가를 선보이는 게 바로 영재(교육)의 핵심이다. 레이첼 카슨은 방사능 낙진과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을 서로 연관시키기도 했는데, 이 문제들이 지닌 영향력은 레이첼 카슨이 살았던 시대뿐 아니라 전 시대를 아우르는 문제의식이었다. 생각이 한 시대에 머무르지 않고 지금도 이어질 정도로 시대와 공간(여러 나라)에 퍼진 것이다. 즉 통찰력 있는 영재의 시각으로 전 인류의 안위와 평안을 걱정할 필요가 있다.


    진정 인문학적 생각을 지녔다면 전 인류의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 인문학은 시야를 넓혀준다. 레이첼 카슨은 스스로 시야를 넓히기 위해 수많은 책을 읽었다. 하나의 책을 읽을 경우 다른 책을 읽지 못함을 아쉬워할 정도였다. 게다가 학창 시절에는 아버지 땅을 담보로 학비를 보충해가며 공부할 정도로 학구파였다. 그녀의 침실은 자연과 같이 소박하고 고요했으며 그만큼 조용한 공간을 좋아했다. 내면의 자신을 파악하여 인간의 본질을 꿰뚫으려 노력한 흔적들이 그 안에 들어있다.

    레이첼 카슨이 생각하고 적은 글의 주제들은 참신했다. 모든 세대에 걸쳐 생명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생각이나, 생명체들이 어떻게 상호 의존하고 있는지 보여준 점들 그리고 종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영양분이 순환한다는 주장들은 통섭의 관점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레이첼 카슨의 성찰은 생물 사이의 농약 순환이 인간에게 이를 수 있고, 다가올 봄에는 새의 지저귐을 들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III. DDT, 그 효용성과 부작용의 줄다리기

     

    레이첼 카슨은 펜실베이니아 여대를 다니던 중 알프레드 테니슨의 시 <록슬리 홀>을 읽고 바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0대부터 수많은 잡지사와 신문사에 야생동식물에 관한 여러 주제의 글을 기고하며 관심 분야를 여러 사람과 공유하려 쉬운 글을 쓰기 위해 노력했다. 그녀는 대학시절 잡지에 바다와 관련한 글을 기고하거나 과학 저술을 하며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표현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나갔다.

    그녀는 1937년 <애틀랜틱 멀슨리> 잡지에 <해저>를 투고하며 사람들에게 바다의 신비로움을 설명하려 했다. 이 역시 모든 사람이 느끼도록 공감을 유도한 노력이었다. 레이첼 카슨은 바다만큼이나 DDT에도 관심이 있었다. 특히 자신의 주장을 절대 뜬구름 잡는 추론적 이야기로 만들지 않기 위해 자료들을 꾸준히 수집하고 엄격하게 증거를 모았다. 후에 닥쳐올 기업의 공격과 반박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함은 물론이었다.

    케네디 대통령 역시 살충제 DDT의 사용을 우려했다. 그래서 레이첼 카슨의 책 『침묵의 봄』은 당대의 화두로 떠올랐다. 카슨은 방사능과 살충제로 생기는 돌연변이가 자연의 신중한 속도가 아닌 성급하고 부주의한 인간 행보의 결과라고 믿었다. DDT는 1874년에 독일의 화학자가 처음 합성했다. 1939년에 스위스의 파울 밀러가 DDT에서 살충제 효능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인간에게 무해하다고 판단해 다양한 해충 제어에 사용됐다.


    DDT의 큰 문제 중 하나는 대물림이다. 1950년대 미국에서 처음 DDT에 노출되었던 아이들이 현재 어른으로 성장해있는데, 공교롭게도 F1 세대가 아닌 오직 F3 세대에서 DDT양이 극적으로 증가함이 관찰되었다. 생식계열 위험성이 세대를 뛰어넘은 것이다. 이는 몇 세대 동안 악영향이 은폐되는 것과 같다. 1951년 인간의 모유 속에 DDT가 포함된 사실이 처음 보고되었다. 그리고 오늘날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모유 속에 DDT가 남아 있다는 논문들이 많다. 또한 DDT에 노출된 부모 세대는 자손 세대에 비만을 물려주기도 한다. 카슨은 이 모든 것을 미리 내다보았다. 그 누가 봄에 새의 울음소리가 사라질 거라고, 자손 세대에서 DDT가 검출될 거라 생각을 했겠는가. 레이첼 카슨이 보여준 세대를 뛰어넘는 통찰력을 보여주는 사례들은 많다.


    살충제 사용에 대해 카슨이 ‘소량으로 신중하게 사용하기만 하면 유용하고 권장할 만하다’고 생각했다는 점은 놀랍다. 지구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조건보다 우선시되는 과제가 있기에 그렇다. 인류를 먹여 살리고 가난한 사람들을 빈곤에서 구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인간은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약을 사용한다. 즉 식량을 확보하고 병충해를 방지하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말라리아 통제를 위해 아프리카와 다른 개발도상국에 DDT를 사용하도록 허락하기도 했다. 이로써 많은 생명들이 말라리아로부터 살아남은 것은 중요한 의의가 있다.

    하지만 지용성인 DDT는 소화기관, 폐를 통해 천천히 흡수돼 부신, 고환, 갑상선 같은 지방이 풍부한 신체 장기에 축적된다. 태반을 자유롭게 통과해 태아에게도 노출된다. 또한 환경에서 잘 분해되지도 않는다. 이로 인해 1970년대를 시작으로 많은 선진국에서 사용이 중지됐다. 우리나라도 1971년 DDT의 사용을 금지했다. 그럼에도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식량 증산을 위해 DDT를 포함한 여러 농약 사용이 필수다. 카슨은 인류 먹을거리와 지구상에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함께 해결하려고 했지만 동시에 충족시키는 인문학적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합성 살충제인 DDT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드세다. 즉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사용해야 하는가 혹은 호르몬 교란 등 그 부작용 때문에 사용을 중지해야 하는가. 레이첼 카슨의 삶을 조명한 윌리엄 사우더는 『레이첼 카슨 환경운동의 역사이자 현재(원제 On a Farther Shore)』(에코리브르, 2014)에서 “카슨이 화학 살충제 사용을 전면 중단하기를 바랐다는 사람들의 생각은 그릇된 것이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사우더는 “『침묵의 봄』은 탄원·논쟁·기도 등 많은 것을 의미하지만, 무엇보다 ‘옳은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포스트>에 『레이첼 카슨 환경운동의 역사이자 현재』 관련 리뷰가 있다. 한 구절을 보면 “레이첼 카슨의 삶은 최근 시대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 자신과 이상하게도 동떨어져 있다.”는 문장이 나온다. 환경에 대한 카슨의 문제의식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관심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환경은 일상의 문제이고 멀고 먼 얘기가 아니다.

     

    IV. 바다를 사랑한 순수한 문학 소녀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과 DDT의 오용을 비판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바다를 사랑한 순수한 문학 소녀였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땅은 바다 위로 잠시 올라와 있는 것뿐이라고 레이첼 카슨은 생각했다. 그녀가 생태문예작가로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건 바다 3부작을 내놓으면서부터다. 국내에도 레이첼 카슨 전문 출판사(에코리브르)가 이 역작들을 번역해 전집으로 내놓고 있으니 의미 있는 일이다. 지난해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한없이 바다를 바라봤다. 바다를 보며, 바다를 동경하며 평생 함께 한 레이첼 카슨을 그리워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Under the Sea-Wind)』(1941)는 해양동물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살펴봤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과학과 문학의 만남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뱀장어나 도요새 등의 시각으로 바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과 맞물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책도 많이 팔리지 못했다.

     

    『우리를 둘러싼 바다(The Sea Around Us)』(1951)는 바람과 파도, 밀물과 썰물, 섬과 인간, 달과 지구의 거리 등을 다룬다. 이 책으로 레이첼 카슨은 당당히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한 구절만 살펴보면 그녀가 얼마나 감수성 예민하게 서술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해저 산맥은 시인들이 말하는 ‘영원한 언덕’에 아주 가깝다... 여명이 비치는 이곳 고요한 깊은 물속에서 산은 더 이상 공격을 받지 않는다. 이곳에서 산은 거의 아무 변화 없이(아마도 지구가 끝날 때까지) 서 있게 된다.(115쪽))” 『우리를 둘러싼 바다』엔 여러 문학 작품들이 인용돼 레이첼 카슨의 독특한 작품 세계가 펼쳐진다. 이 작품에선 에드거 앨런 포의 시나 호메로스 대서사시 『오디세이아』등이 담겨 있다.


    『바다의 가장자리(The Edge of the Sea)』(1955)는 해류와 파도, 지질의 변화와 이로 인해 달라지는 동물들의 생활사를 그렸다. 이 작품으로 레이첼 카슨은 모교에서 주는 수훈 동문상과 미국대학여성협회의 공로상을 수상하고 상금도 받았다.

     

    V. 이성, 감성, 지성의 영재교육 그리고 인문학

     

    인문학적 성찰은 과거의 행위를 과거에 머무르지 않게 한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게끔 이끈다. 레이첼 카슨은 살충제와 암의 관계를 연구하는 동안 유방암에 걸렸다. 그녀는 이미 독감, 십이지장궤양, 폐렴, 축농증을 앓고 있었다. 책을 쓰는 일은 카슨에게 고문을 당하는 것만큼 힘들었다. 그러나 그만큼 자신을 소진해가면서도 인류를 위해 정보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오랜 시간을 숙고했다. 책은 출간되고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레이첼 카슨은 원래 책의 제목을 ‘자연의 지배’로 하려고 했었다. 그만큼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문제에 천착하고 있었던 것이다. 『침묵의 봄』이 출판된 지 50년이 지났다. 지금도 미국에서는 매년 500여 종의 화학물질이 등장하고 있다. 살충제의 효과로 지금도 곤충들은 내성을 얻으며 진화하고 있다. 그런데 미래에 악영향을 받을 생명체는 결국 인간이다. 카슨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동식물 그리고 바다가 겪게 될 괴로움을 덜어주고 싶어 했다. 그리고 자연과 인류를 위해 노력을 하고서 세상을 떠나갔다.

    인문학은 인간을 위한 학문이다. 시대가 많이 변해 제4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자동화된 기계들로 인간에 닥친 위험들을 쉽게 발견하고 또 로봇으로 그 위험을 탐구하는 시대에 왔다. 오늘날은 수많은 영재들이 인문학적 통찰을 가지고 인류를 위해 만든 세상이기도 하다. 넓고 바르게 세상을 볼 줄 아는 시각을 가지고서 레이첼 카슨이 진정 지키고 싶었던 부분을 들여다보는 영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건 자기 자신이 지구와 연결됨을 느끼는 일이며, 인류는 평등하며 행복할 권리가 있음을 깨닫는 일이기도 하다.


    요컨대, 앞으로 인공지능 로봇이 세상과 함께 하는 사회에선 더욱 이성과 감성, 지성의 창의적 영재가 요구된다. 그게 바로 인간을 위한 교육이고, 인간의 본질이자 추구해야 할 방향이기 때문이다. 레이첼 카슨은 분명 생물학과 해양학에 기반을 두며 과학적 엄밀성을 추구했다는 측면에서 이성을 갖췄다. 또한 레이첼 카슨은 문학적 감수성으로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왔다는 측면에서 감성이 가득했다. 마지막으로 레이첼 카슨은 자신이 아는 바를 굽히지 않고 관철시켜나갔다는 측면에서 지성의 창의적 영재이다. 그녀는 올바른 사회적 가치관을 가지고 비판적 사고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결국, 영재교육은 인문학이 동반되어야 비로소 가능하다.


    『침묵의 봄』의 마지막 장 제목은 ‘가지 않은 길’이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를 인용해 인류가 선택하며 방기했던 길은 무엇인가 다시 고민해본다. 자연을 지배하려고 했던 맹목은 인류를 향한 독화살로 되돌아 올 것이다. 이제 레이첼 카슨의 뒤를 잇는 영재가 나와 또 다른 인문학적 성찰을 보여줄 차례다.

    posted by 남한산청소년연구회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