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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청소년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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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산청소년연구회
    2018. 11. 2. 21:50 카테고리 없음

    데이터로 좌우되는 인간 행동 … 행복과 공감능력이 관건

    [리뷰] 『빅데이터 빅마인드』(박형준, 리드리드출판, 2018.7)

     

    저자의 필력이 제대로 느껴지는 좋은 책을 한 권 만났다. 바로 『빅데이터 빅마인드』이다. 이 책에는 사진이 한 장도 삽입돼 있지 않지만 내용이 정말 충실하다.

     

    저자인 박형준 씨는 내 안의 ‘행복능력’과 내 밖의 ‘공감능력’을 강조한다. 이 두 키워드가 바로 책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빅마인드』는 인간의 인식의 한계부터 인공지능 시대에 이르기까지 과학의 최신 지식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행복능력은 나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이고, 공감능력은 그것을 타인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다.

     

    『빅데이터 빅마인드』의 프롤로그 타이틀은 ‘뛰지 마세요! 아무도 쫓아오지 않습니다.’이다. 급변하는 현대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너무나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다. 박형준 저자는 왜 그렇게 불안해하며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지난날 생존의 위협을 느낄 만큼 부족한 시대에 살았던 현대인들의 유전자엔 성장 압박이 자연스레 박혀 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계속 번영을 추구하는데, 번영을 위한 환경에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행복과 공감능력 배양을 위한 필요충분조건

     

    우선 인간의 인식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잘 아는 게 중요하다. 인간의 뇌에는 무수히 많은 정보가 들어온다. 하지만 그 모든 데이터들을 뇌가 이해하는 건 아니다. 『빅데이터 빅마인드』는 현대 뇌과학 이론인 ‘경쟁적 자취이론(Competitive Trace Theory)’을 인용한다. 뇌의 해마는 정보 중에서 생존에 필수적이고 중요한 것들만 선별하고 패턴을 만든다. 우리에게 들어오는 데이터들이 최신 것들인지, 집단 공동체의 지향점과 일치하는지 등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는 건 바로 데이터다. 데이터는 데이텀(datum)의 복수 형태다. 그 자체로 많음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기억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데이터 기억 결과로 축소와 강화가 수반된다. 개인들의 ▶ 경험 ▶ 유전 정보 ▶ 문화가 뇌의 기억 정보에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나서 다시, 그 정보가 어떤 정보들을 수집할지 결정한다.

     

    예를 들어, 우리가 어떤 소리가 좋다고 판단하는 건 그 집단의 가치관이 영향을 끼친다. 실험에 의하면 꼭 화음만 좋은 게 아니다. 불협화음도 누군가에겐 좋은 소리일 수 있는 것이다. 고전음악에만 심취한 문화는 다양한 소리를 이단으로 치부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의 데이터가 그 사람의 가치관까지 좌우한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기보단 내·외부 데이터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다. 집단의 기억은 개인의 행동을 이끈다.

     

    따라서 공동체는 매우 중요하다. 사실 인간의 몸 역시 인간 자신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 몸에는 몸을 구성하는 세포의 수보다 약 10배 정도 많은 미생물들이 공생하고 있다. 인간의 몸은 미생물들을 위한 서식 환경인 것이다. 『빅데이터 빅마인드』에선 “‘나’라는 존재는 여러 생명체 정보의 집합체이고, 집단의식은 이러한 개인의 정보집합을 공유하는 (동질감을 느끼는) 범위이다”면서 “뇌는 이러한 정보들로 재구성된 세계를 바라보는 창구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박형준 저자는 “인간이 안으로는 다양한 세포기관과 관계를 맺고 밖으로는 다양한 사회관계를 맺는 것처럼 안과 밖에 복수의 ‘동질감 범위’가 존재하는 생명체는 다층구조의 테두리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식환경으로서의 내 몸과 생명체의 관계

     

    인류의 뇌는 오랜 과정을 거쳐 필요한 정보들만 취사선택해왔다. 사실 뇌를 작동시키는 데에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인간이 섭취하는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다. 현생인류의 대뇌엔 △ 운동지시 △ 감각처리 △ 기억 △ 언어기능이 있다. 모두 생존과 진화와 직결된 능력들이다. 그런데 인류의 기억은 뇌에만 저장되는 게 아니다. 실제 과학 실험에 따르면, 심장, 간, 신장 등 뇌 이외 기관에도 기억의 증거들이 포착된다.

     

    인간은 기억 정보를 공유하는데, 그 방식이 특이하다. 『빅데이터 빅마인드』는 ‘양자적 동시성’을 언급했다. 이는 “생명체의 집단 정보 및 주변 환경 정보는 물리적 DNA로 전달되지 않고, 양자 공유(얽힘)를 통해 뇌가 인지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주인공 스캇 랭이 재닛 반 다인과 양자 공유되는 것을 장면과 같다. 중요한 건 정보가 전달되는 게 아니라 공유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박형준 저자는 “생명현상의 핵심은 유전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생명체 전체의 상호작용에 있다”고 적었다.

     

    생명체의 본질은 변화에 있다. 변화하면서 행복을 느낀다. 실험에 의하면, 사람은 지루함을 느끼는 것보다 차라리 전기충격을 선택한다. 결국 생명체란 “‘변화(엔트로피 증대)’를 촉진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독립된 의식을 가진 개체”로 정의 내릴 수 있다. 내 안으로 작용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알아차리려면 변화와 탈주의 범위를 잘 구획해야 할 것이다.

     

    경제성장만이 중요하던 시대에서 이젠 소비시대로 접어들었다. 새로운 시대엔 ‘초연결’과 ‘초지능’이 관건이다. 박형준 씨는 공감을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공감은 타인과의 접촉뿐만이 아니라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한 직접 행동이다. 따라서 인공지능의 미래의 청사진은 ‘에피쿠로스 플랫폼’이 요청된다. 필요한 만큼의 생산이 가능해져, 각자 원하는 일을 하고, 행복을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행복은 창조적 일을 하면서 나타난다.

     

    『빅데이터 빅마인드』의 첫 페이지엔 피터 드러커의 말이 인용돼 있다. “계획이란 미래에 관한 현재의 결정이다.” 책의 말미엔 R.W. 에머슨의 명언이 기록돼 있다.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희망은 드디어 빛을 발한다.” 데이터의 흘러넘침 시대(빅데이터)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 빅마인드가 필요하다. 빅마인드를 위해선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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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11. 1. 12:05 카테고리 없음

    주위에 훌륭한 사람 많은 초인재의 법칙

    [서평] 『초인재』(김도현, 생각의날개, 2018.10.22)

     

    『초인재』 맨 앞장에 있는 두 문장이 가슴을 울린다. “인재의 법칙은 변하지 않는다.” “인재는 늘 공들여 준비하는 자다.” 그렇다.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이든, 그 어떤 시대이든 인재는 언제나 환영 받는다. 인재가 탄생하는 기제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느낀 바는 초인재라는 것이 우리 주변에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이 사실은 초인재의 경계 안에 존재한다. 책을 통해 느낀 초인재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일을 즐거워한다. ▲ 변화에 민감하다. ▲ 사람 만나는 걸 일상으로 받아들인다. ▲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 일할 땐 집중하고 쉴 때 확실히 쉰다. ▲ 훌륭한 사람을 곁에 둔다. ▲ 다작을 한다.

     

    『초인재』 마지막에 가면 이런 말이 나온다. “신입사원이 행복하지 않으면 기업도 행복하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지식을 포함해 언제나 무료였다.” 우리나라 신입사원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이런 조사가 이뤄진 적이 있을까? 취업 사이트에서 설문조사를 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결과는 별로 안 좋았던 것 같다. 지옥 같은 직장 생활. 어렵게 들어간 직장이 사실은 내가 제일 피해야했던 곳이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들은 언제나 흔했다. 다만,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

     



    신입사원이 행복한 기업 만들자

     

    변호사로 활동하는 동기생을 보며, 직장 생활을 그만두려고 했다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그 주인공은 서울대 조동성 교수를 찾아가 찔레꽃(일찍 피고 짐)과 장미꽃(대기만성) 얘기를 듣는다. 그리고 마음을 다잡는다. 나에게도 그런 멘토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늦게 피는 꽃이라도 언제나 의미가 있을 것이다. 향기는 더욱 진해질 수 있다. 더 넓게 더 멀리 향기가 퍼질 수 있는 것이다. 장미꽃이 되고 싶다.

     

    당연한 듯 보이지만 초인재는 실패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역경을 헤쳐 나간다. 그 가운데 책에서 조언한 부분은 주위에 훌륭한 사람을 많이 두라는 것이다. 훌륭한 사람들과 같이 일하다보면 어떤 어려운 일이 있든지 간에 잘 해낼 수 있다. 매뉴얼과 암기력이 중요했던 사회에서, 정보 습득력과 해독력이 중시되는 세계에서, 이젠 새로운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그 모습은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대일 것이다. 초인재가 요구되는 시대는 작은 일에 정성을 다하며 그것이 삶으로 확장되는 새로운 사회일 것이다.

     

    “특별한 결과를 원한다면 특별한 생각을 해야 한다.” 다른 세상, 다른 인재가 되고 싶다면 다른 행동이 필요하다. 피카소는 정말 다작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작품에 올인했기에 그렇게 많은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었다.

     

    저자는 기자와 PD를 두루 거친 경력이 있다.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왔다. 저자의 경력이 초인재가 누구인지 밝혀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초인재』에서 또한 흥미로웠던 지점은 사람은 생각대로 마음껏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로봇은 가장 잘 하는 게 가만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사람을 행동할 수 있다. 원하는 대로 말이다. 로봇은 인재가 될 수 있다.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도 문제를 발견하는 일과 문제를 지적하는 걸 헷갈려선 안 된다. 샐러리맨이 아니라 비즈니스맨이 되어야 하며, 자신의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쉴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자신의 분야뿐만 아니라 두루 걸친 강연과 토론이 일상화해야 초인재로 거듭날 수 있다.

    posted by 남한산청소년연구회
    2018. 10. 25. 10:15 카테고리 없음

    4차 산업혁명 관련 전문가들과 국내 과학기술교육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각종 과학기술 경연장, 예를 들면 과학올림피아드나 로봇경진대회 우승자들이 대부분 의대 진학을 희망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 전문가는 그게 왜 나쁘냐고 되물었다. 의대에 가서 로봇 수술을 하는 의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의학을 전공한 후 바이오나 헬스 분야 정보기술(IT) 등 융합 산업에 걸맞은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는 반문이었다. 미처 생각지 못한 가능성이다. 


    2018년 4월 22일 한국정보올림피아드(KOI) 개선방안 공청회가 열렸다. 4월 14일 열린 제35회 한국정보올림피아드 지역대회 문제에 오류가 있어 앞으로 어떻게 바꿔 나갈지 고민하는 자리였다. 초등(1문항), 중등(2문항), 고등부(4문항)에서 총 7문제의 오류가 있었다. 이 때문에 해답 없는 문제들을 푸느라 다른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빼앗겼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결국 147명을 구제해 본선인 전국대회를 치르게 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오류의 가능성은 시험의 답안 중 하나로 고려하지 못했느냐는 점이다. 소프트웨어든 정보과학이든 과학기술이든 언제나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정보’를 겨루는 대회라면 정보가 제시되는 과정(문제)의 오류를 알아차리는 능력도 물어보면 안 될까. 정답 없음과 복수 정답 역시 가능성으로 열어둘 수 없느냐는 뜻이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출제위원의 전문성, 문제에 대한 검증 미숙, 논란이 되고 있는 보편교육과 영재교육의 차이가 아니다. 좋은 소프트웨어교육,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은 과연 무엇인지가 핵심이다. 새로운 이름의 대회를 만들고, 다른 출제위원들이 합류한다고 달라질 수 있을까. 중요한 건 학생들이 코딩을 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하며, 공정한 경쟁과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학생과 학부모들은 일련의 과정에서 답답함을 느꼈다. 학교가 관료적일 수밖에 없다고 가장 유연해야 할 소프트웨어교육이 ‘하드’해질 순 없다. 


    논리적 사고훈련과 소프트웨어교육은 정말 즐거워야만 능력을 꽃피울 수 있다. 그런데 소프트웨어교육의 의무화와 이에 따른 학생과 학부모들의 부담이 늘고 있다. 각종 인증과 대회는 또 다른 사교육을 낳고, 대학 입시를 위한 수단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각 문제들의 내용은 차치하고 지역대회가 필기시험으로 치러진 것도 비판이 제기됐다. 아무리 예선대회라지만 소프트웨어 관련 수리퀴즈, 자료구조나 알고리즘 등을 프로그래밍과 컴퓨팅에 연결하는 문제를 종이로 풀어야 하는 것일까. 이건 마치 전국 축구대회에 앞선 지역 예선대회를 필기시험으로 치르는 것과 같다. 헤딩과 패스하는 방법, 골 결정력을 높이는 비결, 축구의 규칙 등을 잘 알아야 필드에서 제대로 뛸 수 있다는 논리다. 소프트웨어와 축구는 둘 다 머리와 몸으로 하는 신체 활동이다. 


    자유로움이야말로 소프트웨어의 미래다. 정말 심심풀이로, 재미있어서 만들어 낸 결과물들이 사용자들의 주목을 받는 세상이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유튜브), 넷플릭스 등의 기업들은 탄생과 성장 자체가 자유로움이었다. 이 기업들은 이제 미국 전역의 학교에 소프트웨어교육을 보급하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교육이 변하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의 꿈은 실현되기 힘들다. 소프트웨어능력을 어떻게 정답이 정해진 5지 선다형 시험(OMR카드)으로 검증할 수 있을까. 


    특히 소프트웨어교육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나의 합리적 판단과 수리적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깨닫는 절차여야 한다는 뜻이다.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인 ‘정보’를 다루는 대회는 소프트웨어 (정보의 구조)의 사고방식을 가꿔가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한다. 나의 능력을 계속 테스트하고 극복하다 보면 훌륭한 프로그래머로 성장할 수 있다.  


    1950년대 중반 소트프웨어(SW), 비트(Bit), 인공지능(AI)이란 말이 등장한다. 인간의 이성적 능력을 객관화(외부화)해 기계적으로 작동시킬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70년도 채 안 된 사이 인공지능이 인간과 사회적 이슈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훌륭한 수리과학자,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의 헌신 덕분이다. 


    소프트웨어교육과 대회는 창의력을 견주는 장이다. 프랑스의 ‘에콜42’라는 소프트웨어 인재양성소는 입학시험만 한 달 동안 치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충분한 시간을 주고, 진짜 실력을 겨뤄보는 것이다. 각종 장관상과 기관장상들이 소프트웨어학교에 입학하는 조건은 아니라는 뜻이다. 공정하게 실력을 겨루는 건 언제나 필요하다. 소프트웨어교육이 ‘하드’한 관료적 대회와 공모전으로 점철된다면 진짜 실력을 겨룰 수 없다.

    posted by 남한산청소년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