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남한산청소년연구회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남한산청소년연구회
    2018. 10. 11. 17:36 카테고리 없음

    보건교사들이 자비로 남아프리카에 간 사연

    [리뷰] 『대한민국의 학생과 교사, 아프리카에서 새 희망을 찾다』(전은경 외, 한국경제신문i, 2018.09.)

     

    보건교사들과 학생들이 뭉쳐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떠났다. 총 10박 11일의 일정으로 성인 14명과 학생 9명이 다녀온 기록이 바로 이 책이다. 아프리카에서 새 희망을 찾다. 언제나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아니고,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게 아니다. 학생들이 교사들과 함께 하는 것이고, 환자가 의사와 같이 이겨낸다. 봉사활동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아프리카가 오히려 봉사자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것이다.

     

    멀고 긴 여정만큼이나 준비 기간도 어려웠다. 일정이 확정되어도 어디를 어떻게 갈지가 문제였다. 심지어 방문하기로 한 흑인학교에서 방문을 불허한다는 연락까지 받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사자들은 힘을 냈다. 다시 문을 두드리고 계속 어디 갈지 확인하고 점검을 한 것이다. 이들이 다녀온 곳은 ▶ Kwaggafontein Ematjeni Primary School ▶ 크루가 화이트리버 음솔로지 선교센터 ▶ AIDS 예방 단체 ▶ 케이프타운 한글학교 ▶ 프리토리아 한글학교 ▶ 스텔렌보쉬 대학 등이었다.

     

    봉사활동의 주된 내용은 성교육과 보건교육이 주를 이뤘다. 구체적으론 에이즈 예방, 양치질하기, K-pop 등 문화 공연, 태권도 시범, 보디 페인팅, 한글교육 등이었다. 가장 안타까웠던 장면은 양치질 시범을 보이려고 했는데, 물이 부족해서 직접 다 해보진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아프리카는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수세식 화장실이 지어져 있을 뿐 재래식으로 활용해야 할 정도로 메마른 곳이 남아프리카다.

     



    성교육과 보건교육 하지만 부족한 물

     

    남아프리카의 학교에선 외부의 아주머니들이 와 간식거리를 팔고 있었다. 어떤 식품인지 검증할 길은 없지만 아이들은 그조차 제대로 사먹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닳고 닳은 양푼에 감자나 고구마 등을 맨 손으로 집어먹는 아이들을 보자니 마음이 안쓰럽다. 그릇 하나에도 남아프리카의 아픈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남아프리카의 학생들은 참 순수한 것처럼 보인다. 아마도 가난이 그들을 더욱 순수하게 만든 건 아닐까 한다. 아이를 키우는 아이들의 모습, 외부의 봉사자들을 반기는 해맑은 눈빛 속에서 남아프리카의 미래를 엿본다. 수만 가지 표정의 아이들을 보며 말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다는 걸 함께 느낄 수 있었다.

     

    한편, 남아프리카는 생태계의 寶庫라고 할 만큼 거리에서 많은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동물원에서만 보던 동물들과 달리, 자연 그대로의 모습에서 봉사자들은 깊은 경이로움을 느꼈던 것 같다. 코뿔소와 코끼리, 아기 표범 등 동물원에만 있다고 생각하는 동물들을 남아프리카에서는 자연스러웠다고 한다.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번 봉사는 큰 울림을 주는 듯하다.

     

    다만, 『대한민국의 학생과 교사, 아프리카에서 새 희망을 찾다』는 문장이 거칠고 오탈자 등이 눈에 띈다. 가령 29쪽 마지막 문장은 짤려 있다. 또한 너무나 많은 교사와 학생들의 얘기를 담으려고 하다보니 내용이 중복되고 정리되지 못한 느낌이 있다. 고생하신 여러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열정과 노고는 눈부시지만, 좀 더 정돈되고 필요한 내용들이 담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posted by 남한산청소년연구회
    2018. 9. 28. 12:48 카테고리 없음

    2018년 성문밖학교 가을 여행이 안전하게 잘 끝났다. 고등부는 9월 17일(월)부터 9월 21일(금)까지 4박5일 동안 제주 인문여행을 다녀왔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동문시장을 들러 장을 보고, 천연기념물인 비자림 숲이 어떻게 왜 파괴 되어 가고 있는지 알아보며, 구럼비(바위)가 사라지고 들어선 해군기지 때문에 4천 일이 넘게 미사 집회를 열고 있는 강정마을에 들르기로 계획했다. 또한 성산일출봉을 새벽에 바라보며, 용눈이 오름과 섭지코지, 성읍 마을 전통 가옥 등을 둘러보기로 했다.


    가을 여행은 여름 방학 때부터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각 학년들이 스스로 어딜, 어떻게, 왜 가고 싶은지 고민하여 기획한 것이다. 교사들이 제시하는 여행이 아니라 학생들이 고민해보는 여행을 바랐다. 여름 방학에 모여 목적지와 일정 등을 점검해보고, 개학 후 여러 번의 모임과 발표를 통해 여행지를 결정했다. 중1은 강원도, 중2는 부산, 중3은 인천 승봉도, 고등부는 통합으로 제주를 가기로 했다. 부산이나 제주도를 처음 가본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대안학교의 여행이라고 뭐가 별반 다를까 마는, 학생들이 기획하고 협력하며 만들어냈다는 것만으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으나 사유와 실천의 지점이 얼마나 다른지, 어떤 고민들이 필요했는지 조금이나마 느꼈길 바랄 따름이다.


    여행은 왜 떠나는 것일까? 일상에서 자기를 돌아보고 성찰한다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여행이 존재한다. 고등부 학생들은 ‘성찰’이라는 테마를 정했다. 여행 계획을 발표할 때 필자는 성찰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얘기해줬다. 나를 알아가고 돌아보는 일은 숨은 붙어 있는 한 계속 이어져야 한다. 성찰의 일환으로 두 가지 미션을 줬다. 첫째, 학생들끼리 서로 인터뷰 해보기. 글로 쓰든, 영상으로 촬영하든, 녹음을 하든 상관없다. 자유롭게 서로에 대해 알아 가보자는 취지였다. 둘째, 유언장(버킷 리스트)을 써보자. 삶은 죽음의 다른 이름이기 때문에 더욱 빛이 난다. 어색한 인터뷰였지만 모두들 다 잘 해냈다. 유언장 역시 자신이 하고픈 일을 가득 채웠다는 것만으로 성찰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첫날 저녁 고등부 학생들과 우연히 월정리 해변을 들렀다. 아, 그 아름다운 저녁노을과 바다란. 붉은 구름 너머 달은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학생들은 해변에 발을 적셨다. 제주도의 아름다움은 문득문득 나타났다. 새벽녘 성산일출봉의 준엄한 태양빛에서도, 용눈이 오름에서 바라본 건너편 오름의 굴곡들에서도, 방두포 봉수대지의 등대와 섭지코지에서 바라본 파도의 부서짐에서도 말이다.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제주도의 자연을 느끼던 학생들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제주도는 수많은 관광객들과 난개발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흐린 날씨에 들른 강정마을엔 아침부터 부지런히 미사 집회를 준비하던 마을 주민을 만날 수 있었다. 구럼비가 왜 그리 소중한지, 마을 주민들이 왜 그토록 오랫동안 집회를 이어가는지 직접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미사와 신부님의 말씀으로 2018 남북정상회담이 어떻게 강정마을과 연결되는지 알 수 있었다. 비핵화와 종전을 향한 노력 이면엔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에서 열릴 10월 국제 관함식이 있다. 마을 주민에게 들은 강정마을의 생태계는 암울했다. 조류와 게 등 강정마을의 생물들은 해군기지로 인해 파괴되고 고통 받고 있었다. 성문밖학교에선 강정마을 문제에 대해 수업 시간에도 계속 학습 하고 있다.

    제주의 생태문제에 대해 직접 얘기를 듣기 위해 제주 환경운동연합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김정도 팀장님은 제주도의 변화에 대해 귀중한 얘기를 들려주었다. ▶ 갈수록 늘어나는 관광객들과 쓰레기 문제 ▶ 비자림 숲의 파괴와 제2 공항 건설의 문제점 ▶ 환경 운동 활동가로 살아가는 고충과 진로 탐색 ▶ 일상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공정여행의 길 등. 애써 시간을 내주신 김정도 팀장님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이번 여행에선 노래가 특별한 친구였다. 고등부 학생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들으며 그들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때론 거친 말들이 나오는 노래들은 학생들의 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다. 불안한 미래와 혼탁한 세상에서 고등부 학생들은 힘들다. 수시로 바뀌는 교육정책, 재미없어 보이는 과목들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왜 공부해야 하는지조차 그들은 제대로 알 길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후회할 거라고, 지금 충실하지 않으면 뒤쳐질 거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고등부 학생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황색 저널리즘으로 물든 미디어들이 마치 배설하듯 진실 아닌 진실들을 내뱉으며 학생들을 선동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세상을 기성세대들이 만든 건 사실이다.


    다만, 교육정책과 주위 환경만을 언제까지나 탓할 순 없다. 부조리와 거짓이 판을 치는 세상이라면, 그 세상을 깨뜨려야 한다. 그런데 이 세계는 결코 만만치 않다. 오랫동안 견고하게 성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부하고 성찰해야 한다. 더 낮은 자세로 더 약한 사람들을 돌봐야 하며, 진실이 무엇인지 진중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물러서지 말고 그 자리에서 서서 부당함을 기록하고 말하며, 진리를 탐구해야 한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마지막 날 우리들만의 밤을 보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추억이다. 하루하루가 소중한 이유는 흘러가기 때문이고, 잊히지 않기 위해선 성찰하고 각성해야 한다. 날마다 학습하고 심연의 내 자신을 끄집어내야 하는 것이다. 세상에 의미 없는 건 없다. 작은 풀 하나, 영어 단어 하나, 수학 공식 하나에도 우주와 역사와 인간과 생물이 교차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작은 것, 작은 일 하나에도 정성을 다해야 하는 이유이다. 고등부 학생들이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다시, 일상에서 만날 땐 2018년의 제주도 인문여행을 종종 떠올려보면 좋겠다. 제주도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너희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우리가 왜 열심히 살아가고 작은 것들에도 집중해야 하는지를 말이다.

    posted by 남한산청소년연구회
    2018. 9. 14. 22:59 카테고리 없음

    ‘평행선의 오차’ … 작은 차이 만드는 리더십

    [리뷰] 『리더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가』(노주선, 메이트북스, 2018.09.)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2017년 대한민국호의 결단을 보면서 확인할 수 있다. 한 나라의 수장이 잘못된 행동을 하면 나라는 망한다. 리더는 리더로서 자질을 당연히 갖추어야 한다. 노주선 박사는 근저 『리더는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가』에서 리더가 어떻게 성장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꼼꼼히 따져본다. 가장 중요한 물음은 ‘왜 리더가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가’이다.

     

    저자 노주선 씨는 리더십 향상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리더십이 발전한다는 것은 나의 성격을 변화시키거나 근본을 바꾸는 게 아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해결 방법을 학습하고 연습하는 것이다. 적절한 해결책을 찾는 게 바로 리더십이라는 뜻이다. 리더십은 사람을 다룬다. 따라서 사람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어떤 직무,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개발자라고 하면 그 직무에서 성과(개발 납기일 엄수나 좋은 코딩)를 발휘할 수 있다. 그 성과는 매우 구체적이다. 하지만 사람을 다루는 일에서 전문가라는 뜻은 직원들의 다양한 특성과 복잡한 상호작용을 이해해야 한다. 다시 말해, 리더십은 보이지 않지만 기업에서 너무나 중요한 과정이다.

     

    글쓴이 노주선 씨는 사람 전문가가 되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나눈다. ▲ 1단계 : 리더로서 스스로에 대한 이해와 학습. ▲ 2단계 : 다른 특성이나 성향을 보이는 구성원에 대한 이해와 학습. ▲ 3단계 : 리더와 구성원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와 학습.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다른 사람이 나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점이다. 나와 다른 사람은 다르다. 그것을 이해해야 사람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리더는 언제나 사람 전문가이다

     

    리더라고 해서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리더 역시 취약성을 갖고 있다. 책에선 “취약성은 더 우수한 리더가 되기 위한 계발점을 시사해줄 뿐이다.”라며 “즉 모든 리더는 완벽할 수 없으며 개인에 따라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고 적었다. 자기계발을 위해선 부족한 점만 채우면 된다. 따라서 편식을 해도 괜찮다.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한데, 이 때문에 자신감마저 잃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반성과 자기계발의 노력은 필수적이나 너무 많이 자신을 놓아버리면 균형이 깨질 수 있다. 사려 깊고 신중하려면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리더도 말이다.

     

    자존감을 지키는 것은 스트레스 관리 능력으로 나타난다. 안정감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해선 업무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나 장애를 해결하는 노하우가 필요한 것이다. 이에 대한 지표를 알 수 있는 건 바로 “당신의 스트레스 해결방법은 무엇입니까?”라고 스스로 질문해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곧바로 5가지 이상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나온다면 그 리더는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리더로서 가장 중요한 건 부하 직원들을 다루는 일이다. 너무나 다양한 개성의 직원들을 상대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전제 조건이 되어야 하는 건, 직원들에 대한 기대를 너무 높이지 않는 일이다. 기대를 오히려 낮추고, 기업이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하는 일이다. 부하 직원을 교육시키는 일은 의무가 아니라 필수이다. 배우는 일은 학교에서 담당해야 한다.

     

    가령 자기주장이 강한 직원이 있다면, 그런 주장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들을 분명히 하고 조절해야 한다. 자기주장이 가지는 강점은 최대화 하고 단점은 개선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 노주선 씨는 ‘샌드위치 기법’을 권유한다. 긍정적인 내용으로 먼저 시작한 후 문제점을 언급하는 방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물가로 이끌고 갈 수 있지만 물을 마시느냐 안 마시느냐는 당사자의 책임이다.

     

    노력과 정성을 다해 일을 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책에서 인용한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더는 못한다고, 이 정도면 되었다고 생각할 때 그 사람의 예술인생은 거기서 끝이다.” 저자 노주선 씨는 ‘평행선의 오차’를 설명했다. 같은 평행선에서 출발하지만 아주 작은 오차가 마지막엔 엄청난 변화를 불러온다는 것을 말이다. 사소한 차이를 불러올 수 있는 노력이 누가 뭐라 해도 중요하다. 리더란 그런 노력을 경주하도록 하는 사람이다.

    posted by 남한산청소년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