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남한산청소년연구회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2019.04.05 16:37 분류없음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id=303878&Page=&Board=news

 

열대초원 누비던 잡식성 거대늘보, 멸종 이유는?

8차선 도로를 2박 3일 동안 건너는 동물이 있다. 거친 야생에 살지만 하루 15∼18시간 잠을 자며 나태를 부리기도 한다. 하도 움직이지 않은 통에 회갈색 털은 초록 이끼까지 끼었다. 주인공은 나무늘보다.  나무늘보는 두발가락과 세발가락 나무늘보로 나뉘...

www.ibric.org

 

8차선 도로를 2박 3일 동안 건너는 동물이 있다. 거친 야생에 살지만 하루 15∼18시간 잠을 자며 나태를 부리기도 한다. 하도 움직이지 않은 통에 회갈색 털은 초록 이끼까지 끼었다. 주인공은 나무늘보다. 

나무늘보는 두발가락과 세발가락 나무늘보로 나뉘는데 오늘날 멸종 위기 종으로 분류돼 있다. 짝짓기에 필요한 단 5초의 시간마저 귀찮아 평생 홀로 사는 놈들이 있을 정도니 미래가 너무 걱정된다. 나무늘보는 11개월 동안 임신을 하며 발톱과 이빨, 털이 다 자란 상태로 새끼를 낳는다. 나무늘보 특성상 새끼를 덜 성숙하게 낳을 경우 다른 동물의 공격을 받거나 키우는 데 힘이 부치기 때문일 것이리라. 

이 느린 동물들은 좀처럼 나무에서 내려오지 않는다. 배변 활동은 일주일에 한 번이며, 먹은 먹이는 한 달 이상 소화시킨다. 그마저도 위 속의 박테리아의 도움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적게 먹으니 거의 움직이지 않고 그래서 체열도 거의 없어 더운 지역에 살지만 털이 수북하다. 이들 나무늘보의 무게는 6㎏이 넘지 않고 종 다양성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화석 기록에 나타난 고대 나무늘보는 8개 과에 걸쳐 50종 이상이 존재했다. 그리고 이 중 절반이 1,000㎏ 이상으로 거대했다. 

 

영화 <주토피아>에 등장하는 나무늘보. 나무늘보는 언제나 느림보의 대명사로 희화화 돼 왔다. 하지만 나무늘보가 진화하고 생존해온 역사를 보면 그리 간단치 않다. 사진은 영화의 한 장면. @디즈니

목이 말랐던 거대 나무늘보의 죽음

남아메리카를 방문한 찰스 다윈은 바닷가 주변을 걷다가 암석 사이에서 거대 뼈를 발견했다. 그것들은 12,000년 전 플라이스토세에 아메리카 대륙에 있다가 멸종된 거대동물들의 것이었다. 다윈은『종의 기원』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나는 라플라타에서 극히 먼 빙하시대부터 오늘날 존재하고 있는 패류와 공존했던 메가테리움, 톡소돈(코뿔소의 몸과 하마의 머리 그리고 설치류 같은 이빨이 있었다.)과 같은 대형동물의 유해와 함께 매몰된 말의 이빨을 발견했다.” 

메가테리움(Megatherium americanum)은 코끼리만큼 컸고 무게는 4t까지 크며 몸길이는 6m에 달했다. 에레모테리움(Eremotherium eomigrans)은 발톱 길이가 33cm 고 무게는 5t에 달했다. 특히 메가테리움은 프랑스 소설가 쥘 베른의 『지구 속 여행』에 등장하기도 한 고대 동물이다. 메가테리움의 첫 번째 화석 표본은 1788년에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됐다. 이후 볼리비아,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가이아나, 파라과이, 페루, 우루과이를 포함한 남미 전역에서 발견됐다. 메가테리움은 지금껏 존재한 가장 큰 육지 포유동물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동물은 초식성으로 알려졌으며 멀리 떨어진 나뭇가지를 끌어당기기 위한 거대하고 굽은 발톱을 가지고 있었다. 오늘날 개미핥기처럼 손등을 사용해 네 발로 걸었지만 두 다리로 걸을 수도 있었다.

지난 2월 27,000년 전의 거대 나무늘보 화석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2014년 경 자연 풀(natural pool)에서 고대 마야 유물을 찾고 있던 잠수부가 나무늘보의 것으로 보이는 위팔뼈와 넙다리뼈 그리고 10cm에 달하는 치아의 일부를 발견한 이후였다. 이 지역은 25개의 호수와 세노테(cenote, 일명 돌리네. 카르스트 지역에서 발견되는 구멍) 또는 자연적인 씽크홀들이 있는 시스템이었다. 뼈가 발견된 웅덩이는 과거 ‘마지막 한 모금의 물을 담고 있는 곳’이라 믿어졌던 장소였다. 

연구원들은 치아 화석을 음극선 발광 현미경으로 살폈고 곧은관상아질(orthodentin) 조직을 얻었다. 그리고는 이 조밀한 유형의 치아 조직 샘플을 긁어 연구한 끝에 거대 나무늘보의 식단과 기후의 월별 및 계절별 변화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었다. 이 거대 나무늘보(Eremotherium laurillardi)가 살았던 시기 벨리즈는 오늘날과 같은 정글이 아닌 건조하고 척박한 지역이었다. 키가 13피트에 달하는 이 거대 땅나무늘보는 물을 찾지 못해 절망하고 있던 중 깊은 구덩이 속의 물을 보고는 안도를 했겠지만 다시는 오르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약 27,000년 전에 살았던 이 생물체를 “목마름”이라고 묘사했다. 왜냐하면 마지막 최대 빙하기(LGM, Last Glacial maximum. 이 시기 동안 해수면은 현재 대비 평균 약 130m 낮았다고 한다.) 때 지구의 물 대부분이 빙하와 극지방 얼음 덩어리에 갇혀버린 후 한동안 물을 마시지 못한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연구를 이어나가던 과학자들은 이들 거대 포유동물들이 왜 멸종했는지 추가로 조사했다. 그리고 이 거대 나무늘보가 죽기 바로 지난 해 동안 무엇을 먹었으며, 그 시기 환경과 그 지역 기후에 대한 단서도 얻었다.

 

거대나무늘보의 치아 화석을 통해 그 당시 무엇을 먹었는가, 어떻게 생존했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사진 출처 =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나무늘보 화석이 보이는 과거 지구의 모습

거대 나무늘보는 약 7개월간 지속된 긴 건기(짧은 두 우기 사이에 겹쳐 있었다.)를 거쳤고, 숲이 아닌 사바나 같은 열대초원에서 살았다. 연구의 저자이자 일리노이 대학교 어버너 샴페인 캠퍼스의 인류학 교수 리사 루세로(Lisa Lucero)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것은 이 나무늘보가 건기와 우기 동안 다양한 식단을 가졌다는 생각을 지지한다. 이로 인해 거대 나무늘보들은 널리 퍼졌고 오래 살아남았다. 꽤나 적응력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식단은 주로 소화 효율이 낮은 이파리나 과일처럼 대체로 부드러운 재료였다. 개개의 서식지에 따라 식단이 조금씩 달랐는데 열린 서식지에서는 방목자로 그리고 밀폐된 서식지에서는 잡식을 하였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이 거대 나무늘보가 브라질 남부에서부터 북미 대서양 연안과 걸프에까지 분포했다는 점이었다. 벨리즈에서 발견된 고대 멸종 나무늘보의 이빨은 이처럼 거대 나무늘보의 지난 1년을 연구원들에게 들려주었다. 치아 화석으로 남겨진 한 생물의 죽음이 지구의 역사를 증명하며 보이고 있었다. 

북아메리카의 시간을 2만 년 전으로 되돌린다면 거대 나무늘보 주변으로 낙타, 털매머드, 콜롬비아매머드, 마스토돈, 곰포테르, 재규어, 퓨마, 아메리카사자가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533만 3천 년 전의 초기 플라이오세부터 살아오던 이 동물은 슬프게도 약 BC 8,500년에 멸종하였다. 기후변화와 더불어 많은 요인들이 아메리카 거대동물의 멸종을 야기했으리라 연구원들은 추정했다. 그리고 연구원들은 질문의 범위를 넓혀 생각했다. 그렇게 많고 큰 동물들이 왜 플라이스토세 후반에 왜 사라졌는가. 

 

나무늘보가 현재 모습으로 진화해 온 이유는 분명 있을 것이다. 거대나무늘보의 멸종은 인류의 미래를 돌아보게 한다. 사진 출처 = 위키백과.

 

거대 포유동물의 멸종으로 읽는 미래

지구 역사에서 종의 진화와 멸종은 지속돼 왔다. 지난 5억 4천만 년 동안 최소한 다섯 차례의 대량멸종 사건이 있었다. 거대 나무늘보의 멸종은 마지막 최대빙하기 이후 몸집이 큰 육상동물 대부분이 사라진 가장 최근 멸종에 속했다. 과학자들은 이 다섯 번째 멸종을 두고 여러 가설을 제시했다. 기후가 서늘해지면서 삼림지대가 초지나 나지로 변하기 시작하자 초본(草本)에 실리카 함량이 높아졌고, 이 모래와 같은 질감으로 인해 동물들의 이빨이 빨리 닳아 없어지며 먹이 섭취에 곤란함을 느꼈다. 결국 기후 변화에 따른 식생의 부족과 변화로 거대 초식동물들은 살아남지 못했고 덩달아 거대 포식동물도 죽어 얼어붙은 상태로 오늘날 발견되기에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한편, 현생 인류의 출현 때문에 멸종했다는 설이 있다. 대형 포유동물들이 그간 수차례의 간빙기와 대방하기에서 살아남았기에 단순히 최대빙하기만으로 멸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생 인류는 약 40,000 년 전쯤 유럽으로 이동해 대형 동물을 먹잇감으로 삼으며 살다가 12,000년 전~13,000년 전에 거대 나무늘보가 사는 지역에 들어왔다. 동굴에 새겨진 벽화를 보더라도 현생 인류가 거대 포유동물들과 같은 시기에 살았다는 단서들이 꽤나 있다. 

인간의 확산 때문인지, 질병 때문인지, 극적인 기후변화 때문인지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하지만 확실한 건 어떠한 선택압력이 거대 동물들에게 작용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마지막 빙기가 끝날 무렵 아프리카와 유라시아에서 10그룹 이하가, 남아메리카에서 최소 50그룹이 사라지면서 지구 상 65%의 대형 포유류가 죽었다. 오늘날 남겨진 동물은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들소, 아르마딜로, 퓨마, 재규어 등이다. 

고대 생물의 화석을 연구하는 건 우리의 과거를 보는 것 이상으로 미래를 보게 한다. 생물의 멸종과 진화를 눈여겨보자면, 오늘날 동물들은 ‘인간’이라는 환경 요건을 진화의 DNA에 넣은 채 살아가고 있다. 인위적 서식지 손실과 기후 변화, 환경 파괴로 인해 현재 살고 있는 거대 나무늘보의 후손들은 새로운 위협에 따른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오늘날 나무늘보들이 빛바랜 양피지마냥 아직도 살아남은 이유는 뭘까? 인간으로 하여금 지난 대멸종을 토대로 미래를 올바로 읽어보라며 자신들을 내비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참고문헌 및 사이트>

1.『환경고고학』(키스 윌킨스, 크리스 스티븐스 저, 안승모, 안덕임 역, 학연문화사, 2007.)
2.『완벽한 빙하시대』(브라이언 페이건 저, 이승호, 김맹기 외 1명 역, 푸른길, 2011.)
3.『선사시대』(더글라스 파머 저, 이주혜 역, 21세기북스, 2011.)
4. https://www.thesun.co.uk/tech/8525145/giant-sloth-sinkhole-belize-tooth/
5. 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19/02/190227142733.htm
6. https://edition.cnn.com/2019/02/27/world/giant-ground-sloth-fossil/index.html?no-st=1553823380
7. http://advances.sciencemag.org/content/5/2/eaau1200

posted by 남한산청소년연구회
2019.04.03 21:50 분류없음

행운의 답장을 얻으려면 간절한 ‘콜드콜’이 실마리

[서평] 『콜드콜 (행문의 문을 여는 열쇠)』(이계준, 더미디어그룹, 2018.10.26)

 

‘혈혈단신(孑孑單身)’ 이 한 마디가 이 책의 모든 내용을 집약해준다. 저자 이계준 씨는 건축학도에서 시작해 미국 뉴욕의 부동산 컨설팅 회사 아시아 담당 대표까지 올랐다. 병역 특례를 할 때도, 현재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서도 그는 ‘콜드콜’을 멈추지 않았다.

 

콜드콜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콜드콜이란 모르는 사람에게 상품 등의 구매를 권유하기 위해 약속을 잡지 않은 채 전화하거나 방문하는 행위로서 세일즈(sales)의 가장 기초적인 수단이다.” 사실 영업을 하거나 자신을 알리기 위해서 직접 연락하고 이력서를 보내고 기획서를 보내는 일은 맨 땅에 헤딩을 하는 것과 같다. 아무도 몰라준다고 주저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락을 취하다보면 언젠가 모두 만난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 처음 콜드콜을 할 때와 마지막으로 콜드콜을 할 때의 자신의 모습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고 강조했다. 처음 연락을 했던 이들과는 나중에 다시 만나기도 했다. 초반에 좋은 인연으로 만났던 사람들이 악연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특히 사업을 수주해야 하는 경우에는 압박을 받기도 했다. 묵묵히 모든 과정을 이겨내니 지금의 이계준 씨가 탄생했다.

 

이계준 씨는 유학을 준비하고, 영어 번역 알바 등을 하면 꾸준히 어학 공부를 했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간 것이다. 그 결과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MBA를 딸 수도 있었다. 대학원 시절에도 꾸준히 사람들에게 연락하고 미팅을 잡았다. 부지런히 움직인 결과 작은 성공이 결국 큰 성공을 이뤄냈다.

 

 

작은 성공이 큰 성공으로 거듭나기까지

 

책에는 일본 건축학도 안도 다다오의 얘기가 나온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기 삶에서 ‘빛’을 구하고자 한다면 먼저 눈앞에 있는 힘겨운 현실이라는 ‘그림자’를 제대로 직시하고 그것을 뛰어넘기 위해 용기 있게 전진할 일이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용기를 가져라. 사실 당연한 듯 보이지만 이 말들에는 구체적인 행동 지침이 담겨 있는 셈이다.

 

당장 어둠에 있다고 해서 그게 전부는 아니다. 그리고 정말 소중한 행복은 빛이 아니라 그 빛을 멀리 가늠하고 달려가는 몰입의 시간 속에 있는 것이라고 저자는 밝혔다. 몰입하며 충실히 살다보면 그 빛이 내가 다가온다.

 

저자는 일자리를 얻고 병역 특례를 알아보기 위해 130여 개 건설사 인사 담당자들에게 일일이 전화하고 방문하고 이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저자 이계준 씨의 첫 번째 콜드콜이었다. 쑥스러워서 망설이는 것이 아니라 전략을 갖고 움직였던 셈이다.

 

책 속에는 영화 ‘글렌 개리 글렌 고스’의 한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 속에선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직원들을 벼랑으로 내몬다. 실직에 대한 두려움이 절실함을 가져온 것이다.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손실 회피의 심리 때문에 더 부지런히, 간절히 움직인 것이다.

 

유학에 대한 동경과 성공에 대한 실마리를 잡기 위해 버둥거리는 수많은 사람들. 당장 자신의 이력서를 가지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보라. 그러다보면 언젠가 행운의 회답이 올 것이다.

posted by 남한산청소년연구회
2019.03.27 12:03 분류없음

토론은 가정에서 시작된다 … 교육의 본질

[서평] 『파랑새를 만난 한국인』(문미선 저, 북산, 2019. 02.25)

 

나를 알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남의 관점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이다. 『파랑새를 만난 한국인』은 독자로 하여금 서양문화를 깊이 이해하도록 도운 뒤 우리나라의 상황을 다시 살펴보게 한다.

 

대한민국에는 지극히 이질적인 경험을 가진 세대들이 함께 모여 살고 있다. 1020세대는 해남의 땅 끝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얻어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발전시키는 잠재력이 있다. 그리고 7080세대는 그 엄청났던 역사의 질곡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5060세대는 서양지식을 본격적으로 학습하여 산업을 일으킨 주역들이다. 3040세대는 훨씬 자유로워진 해외여행 덕분에 직접 외국을 체험하며 우리의 지평을 넓혀왔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 세대 다양성이야말로 우리만의 독특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에너지이자 원동력이라 주장한다. 일본 그리고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지구촌에서 늦게 등장했다. 문물 도입의 측면도 그러하다. 그럼에도 포기 말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21세기를 지배하는 3가지 핵심 어휘

세계적으로 21세기를 지배하는 핵심 어휘가 있다. 저자는 ‘알고리즘’, ‘리버럴아츠’, ‘큐비트’를 가장 중요한 3종 세트로 꼽았다. 알고리즘이란 단순히 셈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셈을 하는 방식이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알고리즘이라 한다면 레시피를 들 수 있다. 실제 레시피에는 우리 어머니 세대의 혼란을 일으킬 자연언어가 너무 많이 들어가 있다. 예로 센 불과 중불, 먹기 좋게 썰다, 은근히 오래 끓이기 등이다.

 

하지만 기계 알고리즘은 이러한 레시피를 그 손맛까지도 잡으려고 더욱 완벽을 향해 달려야 한다. 아마도 미래 세대는 미역국을 맛있게 끓이기 위해 할머니나 어머니가 아닌 구글에게 물을 것이 분명하다. 기계 세계에 맞춰 인간도 변하는 것이다.

 

리버럴아츠는 2007년 스티브 잡스로부터 소개되었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얇고 작은 스마트폰을 무대에 들고 나왔다. 폰의 검은 화면을 손가락으로 살짝 밀자 화면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이를 보고 세계인은 탄식을 쏟아냈다. 이후 잡스는 한 장의 슬라이드를 보였다. “스마트폰은 기술과 리버럴아츠의 교차로에서 탄생하였습니다.”

 

사실 리버럴아츠에 상응하는 우리말은 없다. 이 단어의 기원이 그리스-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민들이 광장에 나와 상대에 대한 예의와 존중을 갖추고 자유롭게 토론하기 위해 공부하였던 교과과정을 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3개의 기초과목(문법, 논리학, 수사학)과 4개의 심화과목(산술, 기하학, 음악, 천문학)이 있다. 기초과목들은 언어와 관련이 있다. 토론을 위해 라틴어의 구조와 규칙에 대해 파악하는 문법, 다른 이에게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논리학, 서로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 상대방을 설득하는 기술인 수사학.

 

심화과목들은 바깥세상인 자연과 관련이 있다. 복잡한 셈을 할 수 있는 산술, 문제를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기하학, 소리를 화성구조로 만들어내는 음악, 우주에서 문제해결의 모형을 찾으려는 천문학. 따라서 리버럴아츠는 학문 분야가 세분화하기 이전에 자연 안에서 인간의 본질을 공부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잡스는 기계를 다룰 때 마치 살아 숨 쉬는 인간을 대하듯이 하였다. 여러 개의 줄들로 뒤엉켜 있는 컴퓨터 뒷면 내부까지도 따뜻한 피가 흐르는 실핏줄로 정의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서양 교육을 보며 우리나라를 깨우치다

큐비트는 양자 컴퓨터로 계산할 때의 기본 단위를 말한다. 큐비트 세상의 가장 큰 특징은 확률이다. 상보성도 확률과 관계가 있다. 예로 빛을 입자에 대해 측정하면 자동적으로 빛은 파동에 대한 정보를 잃는다. 반대로 빛의 파동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려면 빛의 입자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정보가 증가한다. 따라서 우리는 빛의 입자와 파동에 대해 동시에 알 수가 없다. 확률에 의해서만 알 수 있는데 이것을 물리학 용어로 빛의 입자와 파동의 상보성이라고 한다.

 

저자는 21세기에 꼭 다시 논의해야 할 분야로 나는 교육과 영어를 선택하였다. 교육에 대한 고민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며 지구촌 문제다. 공부에는 4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 습득은 지식을 자연스럽게 흡수하여 나를 드러내는 시기이다. 둘째 학습은 지식을 이해하여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가는 시기이다. 셋째 탐구는 지식을 비판적으로 선별해 정리해 나아가는 시기이다. 넷째 연구는 나의 모든 감각인 공감각을 동원해 나의 것을 만들어내는 시기이다.

 

책에는 저자가 독일에서 공부하던 순간들이 흥미로운 지구촌 사례로서 들어가 있었다. 서양의 토론은 가정에서 시작된다는 이야기나, 서양인들은 전체를 확인한 후에 이를 부분으로, 개체로, 소분자로 잘게 쪼게며 사고를 한다는 점들이 그렇다. 이렇듯 개체에 집중하는 서양 아이들은 자라나면서 점점 더 개인적인 자율성을 갖게 된다. 어릴 때부터 집 안에서 자기 의견을 주장하고 이 주장이 설득력이 없거나 반박을 당하였을 때에도 서양아이들은 이를 방어하는 토론에 익숙하게 된다.

 

한때 저자는 박사과정 중에 논문작성의 자격 여부를 검증하는 시험을 보았다. 응시자는 주제를 받은 날부터 정확히 14일째 되는 날 오후 5시까지 완성한 소논문을 제출해야 했다. 14일 만에 시험결과를 만들면서 동시에 학생들을 가르쳐야 했기에 저자는 난처해했다. 그런데 친구들이 저자의 우편함에 쪽지를 넣었다. 수업을 대신해 주겠다거나, 주제에 맞는 문헌을 추천하고, 비슷한 주제를 다룬 논문을 알려주며 도움을 주었다. 실은 이 ‘14일의 프로젝트’는 평정을 유지하며 공동체의 연대감 속에서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가는가에 대한 평가점수가 더 중요했었다. 내면적으로 극한까지 내몰리는 상황에서 공동체와 진정으로 깊이 소통할 수 있는 힘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시험인 것이었다.

이외 저자는 자신의 멘토가 되어주신 교수님의 대화방식을 익히고, 글쓰기 딜레마를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구촌과 본격적으로 연결되기 위해 필요한 마지막 자질로 예술가가 되어야 함을 주장했다.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창의력 이전에 상상력이, 상상력 이전에 관찰력이 중요하다. 관찰력은 눈앞에 놓인 것을 단순히 엄청난 집중력으로 바라만 볼 뿐 아니라 그 이면까지도 바라보게 한다. 인간과는 말할 것도 없고, 개와 고양이, 화초와도 나눌 수 있는 감수성이 필요한 것이다.

 

『파랑새를 만난 한국인』의 저자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만을 흡수하는 수동성에서 벗어나 나를 중심에 두고 나의 프로젝트를 실현해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한국인이 행운의 파랑새를 만나기 위한 방법을 저자는 서양의 사례를 통해 흥미롭게 적었다. 세계화 시대의 배움과 교육을 고민하는 독자라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posted by 남한산청소년연구회